[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2017년 금융권은 디지털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조직개편 및 외부인재 영입, 그리고 내부 혁신을 위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신기술 분야의 전문가들이 크게 부족해, 외부에서 이들을 수혈하려는 움직임이 강했다. 외부에서 수혈한 전문가들이 기존 금융권의 문화와 어느 정도 융합하면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심사다 .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 트랜드는 올해 초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며 본격화됐다. 기존 은행권에 ‘메기’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됐던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출범 초 자신들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는 평가다.
이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으로 간편한 본인인증, 송금 및 해외송금 수수료 인하 등에 시중은행이 적극 대응에 나섰으며 뱅킹 앱에 대한 간결성, 편의성 확보 요구사안이 불거졌다. 100% 비대면으로 거래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상 파격적인 뱅킹 앱을 인터넷전문은행이 선보였으며 시중은행들은 모바일 뱅킹과 모바일 뱅크앱을 통합하는 ‘원 앱’ 전략을 본격화했다.
또, 모바일 방카슈랑스 시장이 불붙기 시작했으며 비대면거래에 대한 경쟁력 확보가 은행권의 중요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다.
금융 IT시장을 견인해 온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도 올해 변함없이 진행됐다. 연 초 산업은행의 차세대전산시스템 사업 발주를 시작으로 한화생명, NH농협카드, 신용보증기금, 미래에셋대우, KB캐피탈 등의 사업이 발주되거나 컨설팅 사업이 진행됐다.
지난해에 시작된 우리은행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는 대장정을 끝내고 2018년 2월 설날 연휴를 기점으로 공식 오픈될 예정이며, 교보생명의 차세대시스템도 일정상 최종 오픈을 위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와함께 국내 IT업계의 가장 관심을 모았던 국민은행의 차세대시스템 발주는 당초 올해 1분기중에 발주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내부 검토가 길어지면서 발주 시기를 아직도 확정하지 못했다. 지난 9월에 시작한 PI컨설팅이 12월에 완료될 예정이지만 이 결과물을 가지고 또 다시 검토가 길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연내 발주는 불가능해졌다.
최근 몇년간 활성화된 핀테크 육성 및 상용 서비스화도 올 한해 부지런히 진행됐다. 핀테크 육성 3년차에 접어든 금융사들은 가능성만 타진하던 것에서 벗어나 실제 상용 서비스 발굴 및 투자를 집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업계의 관심을 받았던 핀테크 육성 전략 변화 여부는 크게 눈에 띠지 않았다. 적어도 내년도 사업까지도 적극적으로 추진될 전망으로 당분간 핀테크 육성 활동은 꾸준히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올해 금융권의 화두는 ‘디지털’에 방점이 찍혔다. 각 은행과 카드, 증권사 등 금융사들은 디지털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조직개편과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금융 전략을 위한 전문인재 영입 등에 한 해를 보냈다.
올해 9월, 신한은행은 AI(인공지능) 전문가인 장현기 박사를 디지털전략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장현기 본부장은 삼성전자 SW센터와 IBM에서 모바일 플랫폼 설계 등을 주도했고, 최근에는 SK C&C AI개발 총괄 팀장으로 IBM왓슨의 한글화와 SK의 AI플랫폼인 ‘에이브릴’ 개발을 총괄했다.
농협금융지주는 2018년부터 농협금융 전사 차원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지주에 '디지털금융부문'을 신설하고, 최근 인사를 통해 디지털금융최고책임자(CDO, Chief Digital Officer)에 주재승 농협은행 종합기획부장을 부행장보로 승진, 발령했다.
하나금융그룹은 그룹 내 본질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기폭제 역할을 수행할 ‘DT Lab’을 신설하고 실리콘밸리 및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소장 출신 김정한 전무를 DT 랩(Lab) 총괄 부사장 겸 CTO로 영입했다.
BNK금융지주의 경우, 부산은행은 디지털뱅킹을 강화하기 위해 전 한국IBM 금융산업 담당 출신의 한정욱 전무를 부산은행 미래채널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이밖에 새로운 수장을 맞은 KB국민은행, SH수협은행 등이 내년도 화두로 ‘디지털 금융’을 꺼내 드는 등 올 한해 금융권은 디지털 금융전략 수립에 나섰으며 올해 말 내년 초까지 금융권의 디지털 전략 수행을 위한 조직 개편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