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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재시 AWS CEO, “혁신 이끄는 건 기술 아닌 고객”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자사의 중요한 기업 철학 중 하나로 ‘고객에 대한 헌신(Customer Obsession)’을 꼽는다. 이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고객 최우선주의,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고객에 대한 집착, 강박관념이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AWS가 발표하는 최신 서비스에는 항상 “고객 피드백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이 붙는다.

예를 들어 이번에 출시한 ‘쿠버네티스를 위한 아마존 엘라스틱 컨테이너 서비스(EKS)’의 경우도 AWS 클라우드에서 쿠버네티스를 손쉽게 구동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고객 요청이 늘어나면서 탄생한 서비스다. AWS에 따르면, 쿠버네티스 애플리케이션의 60%는 자사 클라우드 환경에서 구동되고 있다. 실제 이 서비스가 발표되자 현장에선 개발자들이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앤디 재시 AWS CEO<사진>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 2017’ 기조연설을 통해 컴퓨팅과 데이터베이스(DB),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머신머닝),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분야에서 30여개에 가까운 신규 서비스를 대거 발표했다.

AWS는 매년 수백개~수천개의 새로운 서비스 및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이 숫자는 점차 커져 2008년에는 24개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2015년에는 772개, 지난해에는 1017개로 늘었다. 올해에는 1300여개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AWS의 메시지를 감성적으로 전달한 하우스밴드
AWS의 메시지를 감성적으로 전달한 하우스밴드
재시 CEO는 “그동안 AWS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이러한 서비스들은 단순히 기술이 멋지기 때문에 개발된 것이 아니라, 고객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라며 “AWS는 어떠한 개발자, 기업이든 동일한 서비스와 비용구조, 확장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발표된 여러 서비스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오로라 서버리스’다. AWS의 관계형 DB(RDB)인 오로라에 자동 스케일링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사용자는 인스턴스 관리나 확장에 신경쓸 필요 없고, DB 용량에 대해서만 과금할 수 있다.

또, 멀티 리전에서 관리할 수 있는 NoSQL DB인 ‘다이나모DB’를 멀티 마스터, 멀티 리전에서 관리할 수 있는 ‘다이나모DB 글로벌 테이블’도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관리형 그래프 DB서비스인 ‘아마존 넵튠’도 출시됐다. 이밖에 손쉽게 머신러닝 모델을 만들고 학습·배포할 수 있는 ‘아마존 세이지메이커’와 무선 딥러닝 카메라인 ‘아마존 딥렌즈’도 선보였다.

특히 재시 CEO는 DB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오라클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오라클은 전세계 관계형 DB 시장의 최강자다. 이날 AWS은 하우스밴드의 연주를 통해 고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했다. 멀티 데이터센터에서 스케일아웃 확장이 가능한 RDB 서비스 ‘오로라 멀티 마스터’를 발표하기 직전에는 하우스밴드를 통해 조지 마이클의 ‘프리덤(freedom)’을 들려줬다.

그는 “개발자들의 입장에서 진정한 자유란 특정 기술에 종속(lock-in)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난 20년동안 오라클의 독점과 제약 때문에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이때 재시 CEO 뒤에는 오라클의 엑사데이타 제품와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이 그려진 만화컷이 등장해 관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오라클이 올해 초에 AWS 상에서 DB 가격을 하루만에 2배 올렸다”며 “이는 고객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고, 때문에 고객들은 마리아DB나 포스트그레SQL같은 오픈소스 DB로 옮기려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상용 솔루션급의 성능과 오픈소스의 가격을 가져가고 싶다는 요청이 생기면서 오로라를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로라는 오픈소스DB와 호환성을 가져가면서 가격은 1/10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오로라는 AWS 제품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제품이다. 2016년 기준 전년 대비 고객수가 3.5배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2.5배가 늘었다. 넷플릭스나 삼성전자, 에어비앤비 등이 이를 사용 중이다. 타사 DB에서 오로라로 전환한 고객수만 현재까지 4만여개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또 다양한 분야에서 AWS 클라우드를 활용해 혁신을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여행예약 사이트인 익스피디아는 4만5000여대에 달하던 기존 장비를 클라우드로 옮겼다.

이날 무대에 등장한 마크 오커스트롬 익스피디아 CEO는 “600억달러에 달하던 IT자산이 데이터센터에 있었지만, 지난 5년 간 이를 AWS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했다”며 “이는 마치 보잉747 비행기의 엔진과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을 4만피크 상공에서 교체한 것과 비슷하다”고 비유했다.

익스피디아는 2~3년 내 미션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의 80% 이상을 클라우드로 옮길 예정이다. 혁신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골드만삭스도 현재 AWS 클라우드 상에서 20만대의 서버, 120만개의 코어를 사용 중이다. 로이 조셉 골드만삭스 기술 담당 이사는 “1869년에 창립된 150년된 회사이지만, 현재 4명 중 1명이 엔지니어이며, 현재 클라우드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와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시 CEO는 “겨울이 끝나면 봄이 온다는 로렌 힐스의 노래 가사처럼, 변화 불가결성은 기술에도 적용된다”며 “클라우드로의 변혁이 몇 년 혹은 몇십년 걸린다는 사람도 있지만, 경쟁사가 매분기 300여개의 새로운 서비스를 쓰는 동안, 여기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잃는 것이 더 크다”고 조언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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