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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 바뀌는 금융권 고객응대 전략

[이상일 기자 블로그 = IT객잔] “판매는 친절하게 환불은 불편하게” 온라인 상거래에 있어 불문율처럼 여겨지는 말이다. 제품을 고객에 판매할 때는 최대한 친절하고 편리하게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제품을 환불하거나 교환할 경우에는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어 소비자가 제풀에 지쳐 판매자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우위를 점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터넷 상거래도 마찬가지다. 제품 구매는 클릭 몇 번으로 가능하지만 환불도 판매만큼의 편의성을 갖추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같은 맥락에서 상품 판매는 쉽게, 클레임 제기는 어렵게라는 방식이 최적으로 구현된 것이 바로 ARS 상담이다. 수많은 선택지와 대기시간을 통해 소비자의 진을 뺀다. 이 역시 판매자가 소비자 위에 서기 위한 방법이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의 발달은 이 같은 역학구도에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자상거래업체서부터 은행, 보험 등 금융권에 까지 인공지능은 고객응대(CS)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디지털 뱅킹 시대에 고객과의 접점 개선은 생존을 결정하는 문제다. 이전처럼 빙빙 돌리는 챗바퀴와 같은 응답은 바로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금융사들은 고객응대의 편의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최근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고객응대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현재 고객센터 인원 200명에 본사 인원 50명을 긴급하게 투입, 운영하고 있으며, 8월 7일부터 90명의 상담 인원을 추가 배치했다. 이마저도 부족하다는 지적에 최대 500명 규모의 제2고객센터 증설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고객응대를 위해 인력을 물리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카카오뱅크도 향후 인공지능을 통해 고객상담 일부를 대체할 전략이다. 당장 구체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데이터가 쌓여야 고객상담의 질을 확보할 수 있는데 카카오뱅크는 신생 은행으로 이제 막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은행과 보험 등 기존 금융사들도 고객응대를 인공지능을 통해 보완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현실화되는 데는 1-2년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학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사들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중 고객응대에 적합한 데이터를 선별하고 이를 학습시키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

완벽한 인공지능 이전에도 고객응대의 게임체인저로 등장한 것이 ‘챗봇’이다. 현재 구현되고 있는 챗봇 상담서비스는 엄밀하게 인공지능이라기보다는 기계학습(머신러닝)에 의한 자동화된 응대 체계를 마련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현재 서비스되거나 준비중인 챗봇 서비스는 질의응답에 있어 오류를 줄이고 최대한 고객의 편의에 특화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고객이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을 표준화하고 이를 선택할 수 있도록 그래픽 위주의 UI(사용자 환경)을 제시하기도 한다,

텍스트 입력을 전제로 하는 챗봇의 경우 단어 사용, 맥락 분석이 중요한데 신뢰도가 높은 질의응답 프로세스를 마련하는데는 실제 상용화를 통한 안정화 기간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초기에 일어날 수 있는 고객 리스크를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다.

챗봇으로 대표되는 인공지능 기술은 금융사는 물론 일반 기업에 까지 고객응대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자연어 처리 기술과 대화의 맥락을 인공지능이 이해할 때 앞으로 기업과 소비자의 대화는 자동화된 플랫폼 위에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앞으로는 고객 응대 시 실제 상담원으로 연결되는 것이 하나의 특권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상담원과 연결되는 VIP 서비스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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