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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표지판에 붙은 엉뚱한 스티커, 스마트카 먹통…각국, 보안 대응 분주

워싱턴대학 연구원들이 정지 표지판에 스티커를 붙인 모습. (사진 제공 이스트시큐리티 알약 블로그)
워싱턴대학 연구원들이 정지 표지판에 스티커를 붙인 모습. (사진 제공 이스트시큐리티 알약 블로그)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5G와 사물인터넷(IoT)이 본격화되면서 자율주행자동차 분야의 기술 진화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보안 측면에서 보면 자율주행자동차의 보안 취약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미 자율주행차 해킹 시연을 통해 원격으로 공격자가 자동차를 제어하는 상황이 연출된 바 있다.

최근에는 도로 표지판에 스티커 하나를 붙이는 것만으로도 자동차를 해킹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워싱턴대학 연구원들은 집에서 스티커를 프린트해 도로 표지판에 붙여 대부분의 자율주행차들이 표지판을 오인식해 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는 방법을 시연했다. 연구원들에 따르면 자율주행차에 사용되는 이미지 인식 시스템이 도로표지판의 일부분 또는 전체 스티커를 붙이거나, 포스터로 가렸을 경우 인식하지 못했다.

‘STOP(정지)’ 표지판에 단순히 ‘Love’와 ‘Hate’ 스티커를 붙이는 것만으로, 연구원들은 자율주행 자동차의 이미지 인식 알고리즘이 100%의 확률로 이 표지판을 ‘속도 제한 45(Speed Limit 45)’ 표지판으로 인식하게 하는데 성공했다. 우회전 표지판에 동일한 방법으로 자율주행차들이 3분의 2의 확률로 정지 표지판으로 인식하게 했다.

또한, 더 작은 크기의 스티커들을 정지 표지판에 붙여 100%의 확률로 표지판을 거리의 예술품으로 지나치게 했다. 이들은 실험에 사용된 자율주행차 제조사를 밝히지 않았으나, 작은 혼란만으로 분류기를 혼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텐센트 산하 킨 보안연구소 연구진들이 테슬라 차량을 원격 해킹해 운전자 의지와 무관하게 브레이크와 사이드미러 등을 작동시키는 영상을 공개했다. 아무도 타지 않은 상태에서도 창문과 문이 열렸다. 또, 급제동도 가능했다.

이처럼 자율주행차의 위험성이 커지자 미국, 영국 등 주요 국가는 관련 보안 가이드라인 등 보호 지침 마련에 분주하다.

영국정부는 지난 주 ‘스마트카 보안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해킹으로 자동차의 시스템을 통제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 제조사들이 차량 개발 때 이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보안은 제조사가 책임져야 하며,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시스템과 공격 발생 또는 센서 고장 때 빠른 대처, 개발 초기부터 보안과 안정성이 높은 제품을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

미국도 사이버보안과 프라이버시 문제를 담은 자율주행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현재 에너지상업위원회에서 이 법안을 통과시킨 후 하원에서 검토 중이다.

한국 정부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과 IoT 보안 가이드를 마련하고 산업별로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있다. 현재 보안 안전성 평가 방안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은 연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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