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소연, KT 무선랜 AP 18만여개 개방 촉구…KT, 경쟁사 대비 투자 많아 ‘난감’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소비자 단체가 가계통신비 절감 방안 하나로 KT의 무선랜(WiFi, 와이파이) 공유기(AP, Access Point) 개방을 촉구했다. 이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경쟁사 가입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KT는 난감한 처지다. 무선랜을 경쟁사 차별점으로 육성했기 때문이다. 일단 KT는 검토해보겠다는 말로 시간벌기에 나섰다.
16일 사단법인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녹소연)는 ‘KT도 와이파이 개방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배포했다. 녹소연 정보통신기술(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업계에서 가장 많은 와이파이를 보유하고 있고 국민의 통신기업이라고 자부하는 KT 역시 타사 고객에게 와이파이를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선랜은 가계통신비를 줄일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다. 이동하면서 쓸 수는 없지만 무선랜으로 접속한 데이터는 용량을 따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정부도 지난 6년 동안 서민 소외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장소 중심으로 공공 와이파이 사업을 진행 중이다. 공공 와이파이 AP는 통신사별 1만개 총 3만개다.
녹소연은 “새 정부의 공약 ‘와이파이 프리 대한민국’을 국민이 체감하기 위해서는 도심밀집지역, 유명 관광지, 도로, 지하철 등 트래픽 밀집 지역까지 공공와이파이 혹은 개방와이파이가 확대돼야 한다”며 “그러나 정부 주도 공공와이파이 구축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결국 통신 3사의 와이파이 공유를 통해서 실현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2년 SK텔레콤은 최근 무선랜 AP를 경쟁사 고객에게 오픈했다. 녹소연이 KT를 압박하는 근거다.
하지만 KT는 “와이파이 차별화 전략으로 민영화 이후 경쟁사 대비 품질 유지 투자를 해왔다”라며 “타사에 비해 사용량도 높다. 개방은 기존 KT 고객 영향이 있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통신 3사 무선랜 개방은 복잡한 문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했으니 KT도 하는 것이 당연해보이지만 KT 입장을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지난 1월 기준 통신사 무선랜 AP는 총 40만6021개다. ▲KT 18만9790개 ▲SK텔레콤 13만7091개 ▲LG유플러스 7만9140개다. KT가 LG유플러스의 2배 이상 투자를 했다. SK텔레콤의 경우 13만여개 중 8만개(공공 와이파이 포함)를 열었다. KT가 많으니 KT가 개방해야한다는 논리는 향후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한편 이에 대해 녹소연은 이동통신요금에 2000원의 무선랜 접속료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상호접속료 산정 등으로 보상을 하면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무선랜 접속료 근거는 통신사가 알뜰폰에 네트워크를 빌려줄 때 비용 산정 항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