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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흥행' 파란불...타 업종과 합종연횡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초반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기존 은행권의 이종 산업간 합종연횡이 보다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는 지난 5일 오후 3시 현재 수신계좌 수 8만8513건으로 오픈 3일 만에 수신계좌 8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제휴사 코드입력만으로 최고 연 2%의 금리를 제공하는 코드K 정기예금은 1회차 200억원을 달성 완료했으며 대출건수는 6633건에 달한다. 체크카드 발급 건수는 7만6123건이다.

단순히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 받은 수치가 아니라 본인인증 등 계좌개설 프로세스를 거쳐 자유입출금 계좌를 새로 개설한 고객 수에 가치를 두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수치는 기존 은행들의 모바일 뱅크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관점에서 가입 고객 100만명이 넘어야 사업 확장을 위한 토대가 마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의 위비뱅크와 KEB하나은행의 원큐뱅크, KB국민은행의 리브 등이 가입자 100만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들 은행의 모바일 뱅크 가입자는 기존 고객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케이뱅크의 초반 상승세는 신규 계좌를 개설하는 번거로움을 감소하고 얻은 결과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일반 은행의 비대면계좌 개설은 대부분 기존고객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개설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입 속도가 빠르지만 이는 케이뱅크와 단순 비교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백지상태에서 신규계좌를 개설하는데 고객들이 불편해하는 느낌이 없는 것 같다. 이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뱅크 가입고객이 100만 명 내외라는 점은 케이뱅크의 고객유치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케이뱅크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할만한 수치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존 은행의 모바일 뱅크 가입 추세는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이들 은행들의 모바일 뱅크는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만큼 신규 고객의 유입은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케이뱅크가 신규 고객을 얼마나 확보해 나갈지에 은행권의 관심이 쏠려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계좌개설고객 중 실제 트랜잭션이 일어나는 비율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서비스 초기에는 마케팅 등으로 가입자 증가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케이뱅크도 향후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충성도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입절차의 편의성을 제외하고 케이뱅크가 내놓은 상품에 대해서 기존 은행권에선 예상됐던 상품인 만큼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 편이다. 시중은행 스마트금융부 관계자는 “멤버십 현금화 등 은행들도 이전 금융환경에선 나올 수 없었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어 케이뱅크의 서비스가 크게 차별화되지는 않는 것 같다”며 “다만 유통기업과 금융사간의 협력은 보다 긴밀하게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은행권의 서비스는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대동소이한 형태로 전개된다는 특징이 있다. 금융결제망으로 연동된 국내 금융환경에서 금융고객이 어느 은행에서나 동일한 서비스를 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케이뱅크의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한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도 기존 은행들은 이존 산업간 융합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때가 됐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위비뱅크에 오픈마켓 쇼핑몰 ‘위비마켓’을 직접 론칭한 것처럼 은행들은 협력, 혹은 직접 투자를 통해 이종산업간 융합을 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본인가를 획득한 카카오뱅크도 고객의 선택에 따라 현금이자 대산 유니버설 포인트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지마켓, 예스24, 멜론 등 카카오뱅크의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협력사들과의 전방위적 협력이 예고되고 있다.

한편 기존 은행들은 케이뱅크의 준비가 끝나지 않은 금융 서비스에 대한 비대면 시장 선점을 위해 보다 빠르게 움직임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케이뱅크는 주택담보대출, 기업자금거래, 방카슈랑스, 직불카드 거래 등의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다.

신한은행은 전세 또는 반전세 고객에게 전(월)세 자금을 지원하는 ‘Sunny 전월세대출’을 출시한다고 5일 밝혔고 IBK기업은행도 주택청약종합저축 비대면채널 가입 이벤트를 벌이는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스템 미비로 진입하지 못했던 시장을 중심으로 선점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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