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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찾아온 ‘운명의 날’… 숨죽인 대한민국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8인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10일 오전 11시에 시작된다.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가장 긴장된 시간이 다가왔다. 지난해 12월9일 국회에서 재적의원 300명중 찬성 234표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지 92일 만이다.

헌재의 선고 결과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은 즉시 직위에서 파면되거나 혹은 즉시 업무에 정상복귀한다. 8인의 재판관중 6명이상이 탄핵에 찬성 의견을 내면 탄핵안은 인용되고, 3인 이상이 반대 의견을 내면 탄핵은 기각(또는 각하)된다.

이틀 전인 지난 8일 오후, 헌재가 선고일을 10일에 진행하겠다고 확정 발표한 이후 정국의 긴장도는 단숨에 최고조로 치솟았다. 경찰은 선고 당일인 10일, 서울 전역에 최고 수준의 비상경계태세인 갑호 비상령을 발동하고 치안유지에 돌입했다. CNN 등 전세계 외신들도 한국의 분위기를 속보로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헌재의 탄핵 선고 결과가 가져올 상황을 진단하고 있다.

탄핵 선고 결과가 가져올 후폭풍때문에 금융시장도 숨죽였다. 선고 하루전에 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0.21% 하락한 2091.06으로 마감했다. 외형상으론 지수가 요동치지 않은 평온한 하루였으나 분위기는 태풍 전야의 모습처럼 적막하고 무거웠다. 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전일보다 7원50전이 오른 1160원에 마감됐다.

탄핵 선고 결과는 국내외 정치, 경제 현안과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후폭풍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탄핵 결과에 따라 흐름이 미묘하게 변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정치 지형의 급격한 변화가 사드 문제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 지형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은 최근 사드 발사체가 미국에서 국내에 공수된 것이 확인된 직후에도 기존의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지않은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는 한국의 정치상황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의도적 톤 다운 이란는 분석이 많다.

이와함께 한-미 FTA 재협상 등 임박한 통상 현안도 탄핵 선고이후에는 정책 대응의 방향성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최근 전국기업경제협회(NABE)가 주최한 2017 미국 경제정책콘퍼런스 연설에서 삼성과 LG를 콕찝어서 부정 무역행위를 한 기업을 지목하면서 국내 관련 업계를 크게 긴장시키고 있다. 또한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도 국내 수출기업에겐 매우 민감한 현안이다. 미국은 한국산 철강, 변압기 등 일부 품목에 반덤핑 관세 부과 조치를 하는 등 통상압력을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IT업계도 탄핵 선고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탄핵이 인용되고 조기 대선체제로 정국이 전환될 경우, 지난 4년간 박근혜 정부가 주창해왔던 창조경제의 주요 정책적 과제들이 마무리되지 못한채 사실상 종결된다고 봐야하기 때문이다. 사안별로 다르겠지만 창조혁신센터, 핀테크, 인터넷전문은행 등 IT 관련 정책들도 변곡점을 맞게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탄핵이 기각되더라도 정국의 혼란이 진정되기까지는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산적한 정책 과제들을 정치권이 효과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가 숙제로 남게 됐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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