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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주민번호 요구하는 지자체…행자부, 전수조사 후 정비 나서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3년차다. 법령에 따르면 근거 없이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할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이를 지키지 않고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자치법규가 상당수에 이른다.

이에 행정자치부(장관 홍윤식, 이하 행자부)가 주민등록번호의 수집을 규정한 자치법규 1517건에 대해 자치법규정보시스템을 통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자치법규 453건을 발굴해 정비에 착수한다고 21일 밝혔다.

정비 대상이 되는 자치법규는 법령에 근거 없이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자치법규 350건과, 상위법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해 조례에서 주민등록번호의 수집을 요구할 필요가 없는 자치법규 103건을 포함한다.

2014년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정돼 주민등록번호수집 법정주의가 도입됨에 따라 법령의 근거 없이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할 수 없게 됐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법령에 근거 없이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자치법규를 정비했지만, 일부 지방자치단체 자치법규에서는 여전히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점이 문제가 됐다.

오는 3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은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할 수 있는 근거를 법률과 시행령으로만 한정해 정비 필요성이 더욱 커지게 됐다.

법령에 근거 없이 제정된 조례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주민투표조례’로 77개 지방자치단체 조례 가운데 161개 조문에서 청구인 서명부 작성, 주민투표청구서 제출 때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투표법은 명부작성, 주민투표청구서의 제출과 관련하여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을 하고 있으나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주민등록번호의 처리를 요구하거나 허용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 주민투표조례는 주민등록번호 대신 생년월일을 기재하도록 해 주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선을 완료한 상황이다.

이 외에도 납세고지서에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도록 하는 지방자치단체도 68곳에 달했다. 지방세기본법 제2조에서는 납세고지서의 기재사항을 정하고 있는데, 주민등록번호는 기재사항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양식을 규정한 별표에서도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는 항목이 들어있지 않음에도 납세고지서에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도록 하는 조례가 남아있다.

이는 지방세기본법이 정하지 않은 사항을 규정해 주민의 자기정보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지방자치법 제22조가 규정한 조례의 제정한계를 넘어섰다.

폐기물 무단투척 신고, 청소년 유해환경 신고, 부조리 신고, 도로부속물손괴자 신고 등 각종 공익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신고서에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도록 하는 조례들도 다수 남아있었다. 이 또한 이번 일제정비를 통해 해소할 계획이다.

행자부는 상위법에서 같은 내용을 규정하고 있거나 주민등록번호를 규정하는 실익이 없는 조문에 대해서도 개선을 권고할 예정이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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