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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 AI & 4차 산업혁명②] 국산 AI솔루션, 산업전반 확산…성공모델 만들 수

국산 SW업계, ‘챗봇’으로 물들다

MS가 지난해 공개한 AI 기반 챗봇 ‘조’
MS가 지난해 공개한 AI 기반 챗봇 ‘조’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해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 충격의 여파는 결국 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에도 거세게 미치고 있다.

글로벌 IT업체들의 인공지능(AI) 공세를 지켜봐왔던 국산 SW업체들도 지난해 4분기 이후 비교적 활발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올해는 이같은 기조가 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시장에선 AI를 대체할만한 마땅한 키워드가 없을 정도다.

구글을 비롯해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전세계 글로벌 IT업체들이 이미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조류에 편승하지 못할 경우 국내 SW 기업들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실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지난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전망한 ‘2017 국내 SW 산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가장 주목받을 이슈는 ‘AI’였다.

현재 국내 SW업계의 화두는 ‘AI 챗봇(채팅 로봇)’이다. 챗봇은 인공지능이 구현된 프로그램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술로 AI 영역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분야 중 하나다. 채팅 창에서 마치 실제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처럼 질문과 대답을 이어 나간다.

기업 입장에선 24시간 고객 응대가 가능하면서 상담원의 감정 노동을 줄일 수 있고, 고객들은 시간에 상관없이 원하는 답을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국내에서도 급부상한 AI ‘챗봇’… 상담원 대신 채팅=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AI 분야 전문기업들은 향후 5년 간 챗봇과 개인비서가 관련 분야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트너에 따르면 챗봇과 개인비서 시장 규모는 오는 2024년 8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TMR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전세계 챗봇 시장 규모는 매년 27.8%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챗봇은 메신저와 결합돼 차세대 소셜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국내 SW업체들은 ‘챗봇’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딥러닝이나 자연어 처리, 빅데이터 검색 등 그동안 축적된 기술 기반 및 학습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우선 엑셈의 자회사인 아임클라우드는 지난해 AI 채팅봇 ‘에디’를 출시했다. 에디는 콜센터로 들어오는 고객들의 채팅 질의에 자동으로 답변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대체하는 한편, 감정 노동을 줄여준다는 설명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딥러닝과 대화 플로우,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 병렬처리 기술 등이 에디에 집약돼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기존 콜센터 고객들의 질문 패턴 중 100여개의 토픽을 파악해 응답할 수 있고, 학습과 응대경험을 통해 늘어나고 있다.

와이즈넛도 지난해 VOC(Voice of Consumer) 빅데이터를 활용한 AI 기반 채팅상담 자동화 (시범)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는 전체 상담 및 문의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단순 문의에 우선 대응할 방침이다. 딥러닝 및 언어처리기술이 반영된 자사의 지능형 자동응대솔루션 와이즈봇(챗봇)의 기반 기술을 적용했다. 문장 단위 질의 의미 분석, 인공신경망 기반 유사 질의 분석, 패턴 및 기계학습 기반 기술, 문형분석을 통한 의미의 다양성 파악 등이 포함됐다.

이 회사는 지난달 비정형 데이터 관리 기업인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과 협약을 맺고 사업화에 나섰다. 양사는 3월까지 채팅 상담 자동화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특히 금융권 및 공공분야의 컨택센터 등에 적합한 챗봇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해외 시장 가운데선 일본에 우선 진출할 예정이다.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는 “와이즈넛 자연어 처리기술은 한국어 이외에 일본어에 강점이 있으며, 일본의 상담 데이터도 대거 확보했다”며 “글로벌 기업이 갖지 못한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쌓이고 품질 높아지면 대세 서비스로... 시장 기대감 고조 = 코난테크놀로지 역시 대화형 AI 에이전트인 ‘코난봇’을 기반으로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난해 코난은 교촌치킨과 굽네치킨, 스쿨푸드 등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에 배달POS를 서비스하는 유니타스의 자회사 푸드테크와 AI 기반 챗봇 온라인 주문 배달 서비스를 구현키로 했다.

현재 푸드테크는 자체적인 O2O 중개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배달앱, 배달대행 업체 등과 파트너 제휴를 맺고 주문 배달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코난봇을 활용해 개발한 챗봇형 주문시스템을 통해 메신저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온라인 주문시스템을 푸드테크의 O2O 배달 중계 플랫폼에 연동시킬 계획이다. 이 서비스가 시작되면 사용자는 메신저로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는 물론, 배달 시간 등 배달상황에 대해서도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내달 상용화되는 솔트룩스의 AI 플랫폼 ‘아담’도 챗봇 형태로 금융,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담은 도서 60만권 분량의 지식을 학습하고 2000만 가지 주제에 대한 질의응답이 가능하다. 오픈 API를 제공하는 아담 인텔리전스는 데이터, 분석, 언어·음성·시각·지식 처리를 위한 레스트풀(RESTful) API 60종을 제공하고 있어 이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AI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

이밖에 국내 스타트업 채티스는 부산에 대한 정보를 카카오톡 플러스를 통해 제공하는 챗봇 서비스 ‘부산모아’를 출시했다.

채팅창에서 부산의 날씨, 미세먼지, 맛집추천, 지하철, 버스, 주차장, 관광지 정보 등에 대해 물으면, 이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 자연어 처리 기술과 딥러닝 등이 적용됐으며, 지난해 9월 출시 3개월만에 사용자 1만명을 넘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챗봇이 본격적으로 비즈니스에 활용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범용적으로 사용되기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학습 데이터의 품질이 높아져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챗봇 이외에도 셀바스AI(구 디오텍), 한글과컴퓨터 등의 국내 SW기업이 AI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셀비 프레딕션’이라는 딥러닝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셀바스AI는 인공지능 질병예측 서비스인 ‘셀비 체크업’을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등과 개발했다. 한글과컴퓨터도 퓨처로봇과 협약해 자사의 음성 통번역 서비스인 지니톡을 접목한 ‘통역 로봇’ 개발에 나선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SW기업들이 AI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실제 기술 축적과는 상관없이 유행에 편승한 업체들도 많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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