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오라클 등이 서울에서 고객 및 파트너 대상 컨퍼런스를 개최했습니다. 두 행사 모두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AWS의 경우,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컨퍼런스 ‘리인벤트’에서 발표된 서비스를 국내 고객들에게 요약하는 수준이었고, 오라클은 지난해에 이어 ‘클라우드 서울’을 뉴욕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진행했습니다. AWS는 자사 클라우드가 IT업계의 ‘새로운 표준’에서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을 쉽게 구현해주는 ‘슈퍼 파워’가 되고 있다며, 서비스의 우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또 한국오라클은 지난해 ‘오픈월드’에서 발표한 2세대 서비스형 인프라(IaaS)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나 플랫폼(PaaS)은 이미 성장궤도에 올랐고, 이제 IaaS만 잘하면 완벽하다고 여기는 듯 했습니다. 그러면서 IaaS의 진입장벽은 낮고, 자사가 출시한 2세대 IaaS는 AWS의 가장 빠른 서비스보다 11배 이상 속도가 빠르면서도 가격은 20% 싸다고 강조했죠. 뒤늦게 출시한 IaaS인 만큼, 최신 하드웨어 아키텍처로 구현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AWS는 아직 복잡한 엔터프라이즈 워크로드를 수용하기에는 노하우가 낮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어디까지나 오라클의 주장입니다).
다만 기대했던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 관련 얘기는 듣기 어려웠습니다. 국내에 데이터센터가 있든 없든 오히려 성능은 국내에 인프라를 둔 경쟁사보다 높게 나왔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오라클은 왜 IaaS에 이렇게 집착하는(?) 것일까요. 클라우드의 상위 개념이 IaaS<PaaS<SaaS 순임을 생각하면 굳이 IaaS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요. 이미 PaaS와 SaaS에선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마지막 남은 IaaS를 향해 달려가겠다는 의지, 그리고 기업 시장에서의 노하우로 IaaS에서도 차별화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4월 뉴욕타임스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이 “해변가 근처에 가장 큰 리조트를 짓고, 고객들에게 방을 임대하는 대신, 그들이 만지는 모래 한알 한알마다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라고 비유했습니다. 처음에는 1페니의 100만분의 1이라는 거의 인식하지 못할 수준의 비용을 지불할지 몰라도, 나중에 이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는 식이라는 것이죠.
모래 대신 ‘컴퓨팅’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이 바로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비즈니스 방식이라는 설명입니다. 만약 클라우드 서버(가상머신)에서 SW 코드를 실행할 때 처음 100만번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뒤, 이후 수백밀리초에 대해 수백만번이나 요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처음에는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작지만, 한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지속적으로 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라는 측면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죠.
이는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AI 등에 가속도가 붙을수록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라클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IBM, 구글 등이 클라우드 서비스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아래는 지난주 국내에 전해진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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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 클라우드, “새로운 표준에서 슈퍼 파워로”=“2014년을 기점으로 클라우드는 혁신을 위해 꼭 사용해야 하는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됐고, 지난해에는 비즈니스 변신을 위한 ‘슈퍼 파워(super power)’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이러한 슈퍼 파워를 통해 인공지능(AI)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모든 사람이 쉽게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18일 염동훈 아마존웹서비스(AWS) 한국 지사장은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 개최된 ‘AWS 클라우드 2017’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2006년 시작된 AWS 클라우드 서비스는 매년 혁신적인 서비스 및 기능을 추가하며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017개의 새로운 서비스 및 기능을 출시했고 현재 서울을 포함해 전세계 16개의 리전(복수의 데이터센터), 42개의 가용영역(AZ), 68개의 엣지 로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현재까지 총 59번의 서비스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오라클의 견제구 “AWS는 복잡한 기업 워크로드 수용 힘들어”=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오라클이 국내에서도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넘어서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복잡한 기업 워크로드를 AWS로 옮기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며,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의 노하우를 발판으로 ‘기업형 클라우드’에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내 고객을 위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설립과 관련해선 극도로 말을 아꼈다. 19일 한국오라클은 ‘오라클 클라우드 월드 서울’ 기자간담회를 개최, 이같이 밝혔다. 김형해 한국 오라클 사장은 “이미 오라클 클라우드 서비스가 국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등에 도입되며 수요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라클에 따르면, 현재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한 기업은 동원홈푸드, 홈앤쇼핑, 대교, 나무기술, ADT 캡스, 대상 등이다.
◆'신한은행의 美 AWS 클라우드' 사례...국내선 냉담한 이유=신한은행은 지난해 미국 법인이 AWS와 계약을 통해, 현지 데이터센터를 이용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북미) 법인의 고객수가 늘어나면서 북미 지역 인터넷뱅킹에서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위해 자체 IDC를 구축하기보단 AWS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함으로써 비용절감과 보안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현재 신한은행은 '연간 3000만원을 AWS측에 지불한다'고 공개했다. 놀랄만한 소식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마 미국 법인에 국한된 얘기다. 대부분의 국내 금융권 담당자들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해야 할 명분 찾기에 고민이다. 특히 다른 어떤 업종보다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금융권의 경우, 클라우드 도입을 정부 주도적으로 밀어부치는 모습은 바람직스럽지 않고, 시장 자율의 선택에 맡기는 게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금융권 내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HPE, 심플리비티 인수…‘하이퍼컨버지드’ 강화 포석=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HPE)가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 기업인 ‘심플리비티’를 인수했다. 17일(미국 현지시간) HPE는 빠르게 성장하는 하이퍼컨버지드 시장 강화를 위해 심플리비티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조건은 6억5000만달러 전액 현금 지급이다. HPE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하이퍼컨버지드 시장은 지난해 약 24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매년 25% 성장해 오는 2020년이면 60억달러로 전망된다. 이번 인수를 통해 HPE는 심플리비티의 소프트웨어(SW) 정의 데이터관리 플랫폼과 결합해 업계 최고의 자동화 및 클라우드 관리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심플리비티는 지난 2009년 설립된 업체로 뉴타닉스 등과 함께 하이퍼컨버지드 시장의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하이퍼컨버지드는 사전에 컴퓨트와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통합한 형태의 시스템으로 SW 플랫폼을 통해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형태다.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용 장비 판매만 증가…이유는?= 퍼블릭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 등을 포함한 클라우드 IT를 위한 인프라 판매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라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자체 클라우드 구축 등에 따라 이같은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IDC에 따르면 2016년 3분기 클라우드 IT를 위한 서버, 스토리지, 이더넷 스위치 등의 장비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1% 늘어난 84억달러로 집계됐다. 또 이 기간 클라우드 IT인프라 판매의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34.7% 늘어나 전체 IT인프라 판매의 39.2%를 차지했다. 아직까진 전통적인 IT인프라 판매 비중이 아직까지는 더 높은 편이다. 이중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위한 하드웨어 지출이 33억달러를 차지했다. 반면 전통적인 IT인프라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0.8%나 감소했다.
◆MS, 클라우드 신무기 ‘다이나믹스 365’ 출시…“ERP와 CRM을 하나로”=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클라우드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다이나믹스 365’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다이나믹스 365’는 기업의 핵심 시스템인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고객관계관리(CRM)를 하나로 합친 것이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제품이지만, 로컬화 및 국내 컴플라이언스 이슈에 맞춰 17일 국내에 런칭했다. 최근 MS는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 띄우기에 한참이다. 이번 제품은 ERP와 CRM 등 기업의 핵심 소프트웨어(SW)를 통합해 애저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 고객을 ‘애저’ 생태계로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애저 서비스, 오피스365와 함께 다이나믹스 365를 MS 3대 클라우드 서비스로 자리매김해 통합된 업무기반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MS의 설명이다.
◆코스콤, ‘클라우드 R&D Zone’ 제공=미래창조과학부(최양희 장관)가 ‘정부 R&D사업 부처 합동설명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코스콤(정연대 사장)은 R&D사업의 효율적 수행 지원을 위해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 ‘파스-타(PaaS-TA) 기반의 R&D Zone’을 제공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코스콤이 지난해 9월 시범 오픈한 금융권 최초의 개방형 클라우드 서비스형 플랫폼 '케이 파스-타(K PaaS-TA)'를 정부 R&D사업 추진 시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한 것으로, 초기 개발비용 절감 및 클라우드 활성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테라데이타, MS 애저 기반 DW 서비스 1분기 출시=테라데이타(www.teradata.com)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기반 ‘테라데이타 데이터베이스(Teradata Database on Azure)’를 올해 1분기 중 출시하다고 17일 밝혔다. .애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의 민첩성과 테라데이타 데이터웨어하우스(DW)가 결합된 애저 기반 테라데이타 DB는 고객들이 물리적 인프라를 구축, 관리하는 대신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데만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설명이다.실제 테라데이타가 최근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 이상이 2020년까지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 리소스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환경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객 중 85%가 적어도 일부는 ‘서비스로서’ 이용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통합전산센터, 전산장비 일괄 구매로 750억원 절감=행정안전부 정부통합전센선터가 부처별로 필요한 전산장비를 일괄 구매하는 방식을 통해 75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17일 밝혔다. 정부 전용 데이터센터(IDC)인 정부통합전산센터(이하 센터)는 현재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국방부 등 3곳을 제외한 44개 중앙부처의 IT시스템을 통합 운영 중이다. 지난해 센터는 책임운영기관 지정을 계기로 전산장비 도입 및 교체 사업인 ‘정보자원 통합사업’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설계해 약 750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IBM, 그라비티에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한국IBM(www.ibm.com/kr 대표 장화진)은 온라인 게임 개발업체인 그라비티에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했다고 17일 밝혔다. 그라비티는 IBM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자사의 인기 프랜차이즈 게임인 ‘라그나로크 웹게임’을 대만 시장에 출시, 게이머들에게 더 좋은 성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일찍이 나스닥에 상장한 국내 기업 중 하나인 그라비티는 다양한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사업을 통해 전 세계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넷앱, 인도에 글로벌 혁신센터 개관…데이터 패브릭 솔루션 개발=넷앱(www.netapp.com)은 인도 벵갈루루 화이트필드에 데이터 패브릭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연구시설인 ‘글로벌 혁신센터(Global Center of Excellence)’를 개관했다고 20일 밝혔다. 글로벌 혁신센터의 규모는 대지면적 6만702m2(1만8362평)이며, 2000명의 연구인력이 상주하게 된다. 이 연구인력들은 넷앱의 데이터 관리 전략 ‘데이터 패브릭’을 강화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고객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에서 더욱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정리=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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