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시트릭스(Citrix)는 마이크로소프트(MS) 운영체제(OS)용 원격 접속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시작된 기업이다. MS로부터 소스코드를 라이선스 받았고, 역사적으로 긴밀한 파트너십 관계에 놓여있다.
1990년대에 씬클라이언트 기술 분야의 선두주자로 명성을 떨쳤다. 2000년대 중반에 여러 인수 과정을 통해 서버와 데스크톱 가상화(VDI) 및 서비스형 인프라(IasaS) 등 클라우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오픈소스 진영에서 시트릭스의 가장 큰 성과는 가상화 기술인 ‘젠(Xen)’이다. ‘젠’은 2003년 캠브리지 대학에서 개발됐다. ‘젠소스’라는 회사가 ‘젠’이라는 오픈소스를 상용 수준의 제품으로 만들어 공개한 것이 ‘젠서버’다. 2000년대 중반 VM웨어와 경쟁하는 유일한 플랫폼이었지만 2007년 젠소스가 시트릭스에 인수되면서, 젠 서버는 VM웨어와 서버 가상화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현재 ‘젠 프로젝트’는 젠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상징적 이름이다.
이후 2009년 시트릭스는 ‘젠서버(XenServer)’를 공개한다. 젠서버는 젠 프로젝트 하이퍼바이저와 XAPI 툴스택을 활용한 것으로 시트릭스는 기능을 제한하지 않은 젠서버를 무료로 배포했다. 젠서버는 현재 전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 기업들 사이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웹서비스(AWS)가 2006년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젠을 사용했다. 랙스페이스와 KT도 젠서버 기반으로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했다.
2013년엔 ‘젠서버 6.2’를 완전히 오픈소스화했다. 젠서버 6.2는 모든 사용자를 위한 무료 오픈소스 가상화 플랫폼이다. 동시에 새로운 커뮤니티 포털(XenServer.org)을 공개했다. 젠 하이퍼바이저는 현재 리눅스 재단 소유다. 시트릭스는 리눅스 재단에서 주최하는 젠 프로젝트 커뮤니티 개발자들을 위한 연례 컨퍼런스 ‘젠 프로젝트 개발자 서밋(Xen Project Developer Summit)’에 다이아몬드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시트릭스는 이와 함께 상용 서비스를 위한 젠서버도 출시했다. 현재 젠은 많이 사용되는 x86서버 기반 하이퍼바이저 중 하나로 약 1000만명 이상 사용자가 사용하고 있다. GNU GPL2 라이선스로 배포된다. 같은해 7월에는 젠 하이퍼바이저 4.3에 41%를 기여했다. 시트릭스 수석 엔지니어가 공개한 4.3에선 ARM 프로세서를 지원한다.
또 2013년에는 자사의 가상화 솔루션인 젠데스크톱 및 젠앱에서 3D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젠앱6.5 오픈GL GPU 쉐어링 기술을 애드온 방식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옥토블루(Octoblu)를 공개했다. 이는 자체개발한 워크스페이스 허브와 아마존이 공개한 음성인식비서 ‘아마존 에코’, 인텔이 개발한 게이트웨이 ‘인텔 문 아일랜드’ 플랫폼을 조합해 사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업무용 툴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을 만들 수 있다.
2012년에는 ‘아발론’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며 이를 일환으로 파생된 ‘엑스칼리버’와 ‘메를린’을 공개했다. 아발론 프로젝트는 윈도와 윈도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엑스칼리버는 신규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윈도 앱과 데스크톱을 이용할 수 있게 하며, 가상화 된 앱과 데스크톱 관리를 쉽게 도와주는 솔루션이다.
또 메를린은 클라우드 플랫폼, 포털과 같은 제품을 통합해 기업들이 클라우드 환경에서 개인화 앱과 데스크톱을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12년에는 아파치 소프트웨어(SW) 재단의 플래티넘 스폰서로써 후원하며 자사 클라우드 운영 플랫폼 ‘클라우드스택’을 재단에 기증했다. 클라우드스택은 시트릭스가 2011년에 인수한 ‘클라우드닷컴(Cloud.com)’ 운영 기반의 SW다.
클라우드닷컴은 오픈소스 기반 클라우드 구축 서비스를 제공해 온 기업이다. 클라우드스택을 채택한 기업은 자사의 클라우드 환경을 AWS처럼 구축할 수 있다. 가상화 계층 관리를 자동화하고 시스템 자원을 효율적으로 제공하는데 하이퍼바이저, 네트워크아키텍처, 보안, 플랫폼 기술, 스토리지 등 여러 요소 기술을 통합해 사용한다. 클라우드닷컴 인수는 경쟁사인 VM웨어 수준의 클라우드 관리 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클라우드닷컴 인수로 오픈스택과는 결별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2015년 클라우드 호환성 표준을 위해 오픈스택 재단 후원을 발표한다. 오픈스택 프로젝트 초기에 시트릭스는 오픈스택 코드베이스와 커뮤니티를 적극 지원한 바 있다.
2016년 6월 시트릭스는 기업의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위해 애플리케이션 및 데스크톱 가상화(VDI)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시트릭스는 이번 협력을 통해 MS 애저를 자사의 향후 로드맵을 위한 전략적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선택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윈도10을 가상 애플리케이션과 데스크톱을 통해 배포할 수 있게 됨으로써 MS 고객은 유연한 솔루션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졌고, 시트릭스도 윈도10 상에 자사 앱을 구축한 기업고객들의 테스트를 지원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 호환성 문제를 관리할 수 있는 앱DNA(AppDNA) 툴을 제공한다. 이밖에 오피스365 고객이라면 시트릭스의 VDI 환경 또는 젠앱을 통해 보안이 강화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젠모바일 및 넷스케일러를 MS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스위트에 통합시켜 클라우드 및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기업데이터를 보호하며 임직원들에게 최상의 생산성을 보장해 줄 수 있도록 했다.
시트릭스의 솔루션들은 1997년부터 시작된 다양한 업체의 인수합병(M&A)을 통해 탄생했다. 앞서 언급된 젠소스와 클라우드닷컴 이외에도 1997년 호주에 기반을 둔 서버 기반 컴퓨터 업체 ‘데이터팩(DataPac)’을 인수했다. 2003년엔 웹기반 데스크톱 접속 제공 및 고객지원 센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ExpertCity(엑스퍼트씨티)’를 2억25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시트릭스는 서버 시장에서 데스크톱 접속, 온라인 헬프 데스크와 콜센터 SW 서비스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05년엔 부하, 분산, 캐싱, 압축, SSL 가속, 보안, SSL VPN 등의 서비스를 통합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넷스케일러(NetScaler)’를 인수했다. 2011년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공유 시장을 거냥해 ‘쉐어파일(ShareFile)’을 인수하면서 중소기업에게 FTP보다 빠르고 안전한 대체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2012년엔 시트릭스는 클라이언트 부문 가상화를 위한 엔터프라이즈 규모 관리 솔루션 기업인 ‘버츄얼 컴퓨터(Virtual Computer)’, 2014년엔 가상화 부문의 스타트업인 ‘버츄얼(Virtual)’을 인수해 기업용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을 강화한다. 같은해 ISV들이 퍼블릭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서 MS 애플리케이션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리드 인스턴스(Solid Instance)’도 인수한다.
2015년에는 모바일 기기를 위한 가상 애플리케이션 및 VDI 제공기업인 ‘프레임호크(Framehawk)’를 인수했다. 프레임호크는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원활하게 VDI 환경을 구현하는 ‘경량 프레임버퍼프로토콜(LFP)’라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이를 이용하면 무선 네트워크 환경에서 최대 2만4000km까지 떨어진 컴퓨터 간 데이터 손실 없이 정보를 전달한다.
스토리지 가상화 업체인 ‘샌볼릭(Sanbolic)’도 인수했다. 자사의 기존 가상화 제품인 젠데스크톱, 젠앱, 젠모바일 제품을 워크로드 중심 인프라 기술과 결합해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2015년 스마트폰으로 비즈니스 운영이 가능한 가상 모바일 시스템 제공업체 ‘그래스하퍼(Grasshopper)’도 인수했다. 자사의 화상회의 및 데스크톱 공유 솔루션 고투미팅(GoToMeeting), 고투트레이닝(GoToTraining), 고투웨비나(GoToWebniar), 쉐어파일(ShareFile)과 오픈보이스(OpenVoice) 등의 서비스에 그래스하퍼 기술을 적용해 해당 서비스를 강화할 목적이라고 인수 당시 밝혔다.
하지만 지난 2016년 1월 시트릭스는 체질개선작업의 일환으로 ‘클라우드 플랫폼’과 ‘클라우드포털 비즈니스 매니저’ 등 두가지 제품군을 인도계 클라우드 인프라 SW 업체 ‘액셀러라이트(Accelerite)’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액셀러라이트와 긴밀히 협력해 젠서버, 넷스케일러, 시트릭스 워크스페이스 클라우드 등의 제품과 이번에 매각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이 통합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 두 제품에는 회사가 지난 2011년 인수한 클라우드닷컴의 ‘클라우드스택’ 기술이 녹아있다.
앞서 지난 2015년 시트릭스는 고투(GoTo) 제품군 매각을 추진하는 한편 스스로를 통째로 매물로 내놓고 인수처를 찾아 다니기도 했다. 결국 별도의 법인을 설립해 고투제품과 그래스호퍼, 오픈보이스 등의 제품 사업을 맡기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한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 본 ‘글로벌 IT기업의 오픈소스 SW 전략’은 디지털데일리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공개SW역량프라자(http://www.oss.kr)가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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