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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권역 제한 폐지 논란 가중…싫다는 케이블에 미래부 선택은?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케이블TV 지역사업권 폐지가 유료방송 발전방안 정책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IPTV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케이블TV 사업자(SO)들의 반대가 심하다. 일부 SO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권역제한 폐지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정부가 최종 정책안에 권역제한 폐지를 포함시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과 이달 9일 두 차례 '유료방송 발전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유료방송 발전방안 연구반에서는 디지털 전환 완료 후 권역제한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케이블TV 업계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디지털전환을 완료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아직 정책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2018년 이후에는 권역제한이 폐지된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케이블TV 왜 반대하나=복수종합유선방송사(SO)들은 15일 미래창조과학부에 권역제한 폐지 반대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했다. 권역제한 폐지로 SO의 지역사업권 가치를 상실해 시장에서 헐값으로 퇴출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반대로 IPTV 사업자인 통신사들에게는 특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권역제한 폐지는 IPTV, 즉 거대 통신사와의 본격적인 경쟁과 인수합병(M&A) 소용돌이에 들어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권역제한이 풀리더라도 SO들에게 이득은 별로 없다. 다른 지역으로 진출하고 싶어도 네트워크 투자, 마케팅 등 가입자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케이블TV 업계 설명이다. 반면, 전국 사업자 IPTV는 SK텔레콤처럼 특정 SO를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식으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 자금력도 SO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원케이블'을 외친 케이블TV 진영이 와해될 수도 있다. 이래저래 보호막이 하나 더 벗겨지는 것이다.

미래부 M&A 불투명성 없앤다?=미래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정해진 것 없다”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결국 권역제한을 없앨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IPTV와의 규제형평성, 즉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을 실현하는 최종 단계로 볼 수 있다.

M&A에 대한 불투명성도 제거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 CJ헬로비전 M&A 불허의 이유로 지역에서의 경쟁제한성을 들었다. M&A 심사는 주무부처인 미래부로 오지도 못하고 종료가 됐다. 공정위의 판단은 앞으로 IPTV는 SO를 인수할 수 없다는 식으로 이해가 됐다. 물론, 경쟁제한성은 어떤 사업자끼리 결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권역제한이 없어지면 정책과 시장에서의 M&A 등에서 불투명성이 제거될 수 있다.

◆엇갈리는 통신사와 연구반=IPTV 업계는 의견이 엇갈린다.

SK측은 권역제한 폐지에 찬성한다. 상대가 누가 됐든 SK에 있어 M&A를 통한 성장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김성진 SK브로드밴드 실장은 "사업권역 폐지는 미디어의 미래 모습을 고민해서 나온 결론"이라며 "이미 경쟁이 전국 단위에서 이뤄지는 상황에서 칸막이 규제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KT는 입장이 다르다. SK가 M&A로 성장하는것이 달갑지 않다. KT에게 우선순위는 모바일 시장점유율이지 방송은 아니다. 이성춘 KT 상무는 "권역규제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은 케이블 사업 형태를 완전히 해체하자는 것"이라며 "산업 전체적으로 보면 발전적 형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안을 제시한 연구반 내에서도 의견은 제각각이다.

유지상 광운대 교수는 최근 토론회에서 "경쟁환경이 조성됐을 때 진정한 동일서비스 동일규제가 될 수 있다"며 "단방향 디지털 8VSB가 아닌 양방향 디지털 전환 이후에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정민 전남대 교수는 "디지털전환이 돼도 지역사업권을 유지해야 한다"며 "현재 시장구조는 자본력이 열위에 있는 SO가 불리할 수 밖에 없어 유료방송 시장이 통신 3사로 재편돼 소비자 선택제한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원케이블을 하려면 지역사업권에서 벗어나 경쟁해야 한다"며 "혁신 모델을 통해 소비자 선택을 받아야지 사업권을 유지시켜달라고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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