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지난 7일 광주은행이 차세대시스템으로 전환된 이후 인터넷뱅킹서비스중 일부 업무가 아직 정상적으로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10일 오전 현재, 광주은행은 자사 홈페이지에 인터넷뱅킹서비스 제한 내용을 공지하고 고객들의 양해를 구하고 있다. 이에 영향을 받은 때문인지 광주은행 고객 콜센터로 고객 문의가 폭주해 연결이 쉽지 않다.
참고로 광주은행이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인터넷뱅킹서비스 제한 업무는 ▲입출금내역조회후 엑셀 다운로드 ▲펀드 신규 ▲ELF계좌조회 ▲연금저축펀드 신규/변경/해지 ▲개인IRP신규 ▲다계좌이체 결과조회 ▲개인정보 수집이용동의서 ▲B2B대출 일괄채권발행 ▲신용카드 사용내역 엑셀 다운로드 ▲신용카드 할부전환신청 ▲신용카드 결제일변경 ▲ 기업카드(결제,결제일변경,카드청구지변경, 해외사용자정지신청, 재발급, CVV값3회오류해제) ▲기업뱅킹 외화 송금,인터넷대출 실행 ▲인터넷대출 연장 등이다.
또한 스마트뱅킹부문에서도 서비스가 제한되고 있다. ▲솔솔한상품 신규 ▲KJB다이렉트 ▲스마트ODS ▲ ISA ▲퇴직연금 ▲펀드/ISA ▲펀드BEST추천 ▲펀드신규/추가입금 ▲연금저축펀드 ▲B2B 전자어음 등이다.
◆장애 원인은? = 광주은행의 인터넷뱅킹서비스가 차세대시스템 오픈 이후 나흘째 일부 제한되는 현상에 대해 다양한 추론이 제기되고 있다.
'조회/이체' 기능이 정상적으로 되고 있기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아직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업무의 비중이 낮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같은 서비스 제한 현상이 차세대시스템 가동이후 흔히 나타나는 단순한 인터넷뱅킹서비스 장애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보다 근본적인 기술적 결함을 내포한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개 은행 차세대시스템 오픈이후 나타나는 인터넷뱅킹서비스 장애는 거래량의 일시적인 증가, 즉 데이터의 과부화에 따른 병목 현상이 주원인이다.
사실 이는 일종의 거래지연 현상일뿐 시스템의 오류는 아니다. 시간이 지나 병목이 해소되면 거래지연 현상도 해소되면서 정상화된다. 이게 2~3일 걸리기도 하고, 좀 더 걸릴수도 있다.
다만 광주은행의 경우는 병목현상에 의한 거래 지연현상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가동 첫째날에는 병목현상이 있었지만 현재 조회및 이체는 정상 가동되고 있기때문이다.
◆'주전산시스템 + 인터넷뱅킹시스템' 이해 과정에 문제? = 인터넷뱅킹서비스의 일부 업무 제한이 단순한 거래지연 현상이 아니라면, 일단 경중을 떠나서 기술적인 문제로 눈을 돌려야 한다.
조기에 수습될 수 있는 문제인지 아니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상황인지를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이에 대해선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지만 외부에선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는 문제다.
광주은행은 지난 17개월간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진행했다. 다만 인터넷뱅킹시스템은 개발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즉, 주전산시스템 개발을 완성한 후에 기존 인터넷뱅킹시스템을 물리적으로 다시 붙인 것이다.
기존 인터넷뱅킹시스템에선 이런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터넷뱅킹시스템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새로 개통한 주전산시스템과 인터넷뱅킹시스템을 다시 결합시키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추론해 볼 수 있다.
보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이런 현상이 WAS(웹애플리케이션서버)의 문제인지 아니면 기간시스템 프레임워크 전체의 구조적 문제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철골 공사에 비유한다면, 각각 기능이 다른 블럭을 서로 용접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균열이 생긴것인지 아니면 배관 구조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는 아직은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업계 전문가 "조기 안정화 가능하면 큰 문제 아냐" = 기술적인 문제라고 하더라도 무조건 사안을 크게 볼 필요는 없다.
인터넷뱅킹시스템 분야의 한 전문가는 “주전산시스템과 인터넷뱅킹시스템간에 처리 과정에서 데이터의 정합성이 아예 확보되지 않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면 큰 문제는 아니며 조만간 광주은행의 인터넷뱅킹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금융권에선 차세대시스템과 같은 대규모 IT시스템을 오픈할 경우, 가동 일정을 타이트하게 맞추다보면 여타 사소한 업무들은 테스트를 완벽하지 실행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차세대시스템 이행작업을 진행하려면 3일 연휴가 낀 안정적인 일정을 잡아야 하는데, 설이나 추석 연휴 말고는 일정 잡기가 쉽지 않다. .
따라서 중요한 업무를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그외 기타 빈도가 낮거나 ARS 또는 콜센터, 영업점에서 대체가 가능한 업무는 선별적으로 시스템 가동후에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뱅킹시스템 전체 업무중 90%를 차지하는 '조회및 계좌이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이라면 광주은행의 인터넷뱅킹서비스 일부 업무 제한은 아마도 이런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으론 이번 광주은행 차세대시스템 오픈 일정과 맞물린 인터넷뱅킹서비스의 장애애 대해 금융계와 IT업계 일각에선 다양한 관점에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조기에 수습된다면 이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그래도 차세대시스템 오픈 선언을 늦췄어야하지 않았나”는 의견도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광주은행은 조기에 인터넷뱅킹서비스를 안정화시키는 것만이 불필요한 논란이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물론 만약 인터넷뱅킹서비스의 조기 안정화가 안되거나 치명적인 오류가 지속된다면 시스템 개발및 이행, 안정화및 테스트 등 각각의 역할에 대해 책임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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