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설립절차를 밟고 있는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의 탄생 배경을 놓고 야당과 정부·여당이 첨예하게 맞섰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AIRI 설립을 기업의 자발적 참여로 보기 어렵다"라며 "미래부판 미르·K스포츠재단"이라고 지적했다.
AIRI는 삼성전자‧SK텔레콤 등 국내 7개 기업이 공동 출자했다. 자본금은 210억원으로 7개 기업이 각각 30억원씩 참여했다. 이사회는 출자기업에서 한 명씩 지명한 이사 7명, 공익이사 2명으로 구성된다. 원장에는 김진형 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소장이 맡고 있다.
문제는 AIRI가 자율적으로 탄생한 조직인가이다. 기업들이 필요로 해서 연구원을 만들었다는 것이 미래창조과학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들면서 갑자기 전담기업으로 지정하며 떠맡길 때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방식으로 출자를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발표 이전 AIRI에 참여한 대기업들은 단 한 번도 AI 연구를 위해 공동출자해 연구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김성수 의원은 "미래부가 나서서 기업들 만나면서 연구원 설립을 적극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래부 장관도 기업 책임자 만나서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최양희 장관은 "기업 CEO를 만나 요청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3월 13일 LG 책임자를 만나 연구원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자 한 발 물러난 모습이었다.
최양희 장관은 정부의 요구,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상당부분 오해"라며 "대통령이 지시해서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미래부는 아직 연구원도 뽑지 않는 조직에 연간 150억원씩 총 750억원의 연구용역을 약속해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의원은 "정부 사업은 통상 3월에 과제가 나와야 하는데 미래부는 연구원 출범을 겨냥해 예산을 책정한 것이냐"며 "연구비 지원을 수의계약으로 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최 장관은 "절차를 밟아야 할 것 같다"라고 답했지만 이미 예산이 배정한 상황에서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원장인 김진형씨는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 출신이고 이사장인 조현정씨는 2011년 한나라당 비대위원 출신인데 당시 비대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이었다"며 "어떻게 다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지 미르나 K스포츠재단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최 장관은 "우리나라에도 AI 연구가 필요하고 단일 기업이 달성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기업이 협력해 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미르 등과는) 전혀 맥락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은 "해외에서는 민관 협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연구원 설립은 민간의 파트너십을 구축하자는 것 아니냐"고 최 장관을 거들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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