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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아리바 라이브] 아츠버거 회장 “한국 아닌 중국에 데이터센터 설립하는 이유는…”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2013년 SAP는 한국 내 데이터센터 사업 추진을 위해 KT와 협력을 모색했다. 3년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SAP아리바는 ‘SAP아리바 라이브’ 컨퍼런스를 통해 중국 내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을 밝혔다. 한국이 아닌 중국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31일 싱가포르에서 진행되고 있는 ‘SAP아리바 라이브’ 컨퍼런스에 참석한 알렉스 아츠버거 SAP아리바 회장은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중국 내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을 밝혔다.

◆한국에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 없어=SAP아리바는 오는 11월 중국 상해와 베이징에 데이터센터 설립을 완료한다. SAP솔루션을 구동하는 기반이 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SAP아리바는 차이나텔레콤과 손을 잡았다.

아츠버거 회장은 “데이터센터를 통해 중국 내 비즈니스를 공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중국시장에서 2배 이상의 고객을 유치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내 비즈니스에 사용할 수 있도록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쓸 것이며, 빠른 속도와 원활한 접근성을 제공하려 한다”며 “중국에 데이터센터를 단독으로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차이나텔레콤과 같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시장 진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 내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국 고객들은 유럽이나 미국 데이터센터를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고 에둘러 표현했지만, 사실상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한국과 상황이 다르다. 중국 내 데이터센터를 세워야만 비즈니스를 수월하게 진행시킬 수 있다. 또, 기업 거래량과 시장규모도 이번 결정에 주효한 요인이다.

아츠버거 회장은 “현재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계획은 없다”며 “중국 데이터센터를 통해 레노버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공격적으로 진행하는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 기업도 이곳을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아츠버거 회장은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비용 문제로 SAP아리바 솔루션 도입을 꺼려하는 한국기업에게 현지화 전략 및 클라우드 구독 방식에 따른 비용절감 방안을 소개했다.

아츠버거 회장은 “한국에는 삼성처럼 공격적이고 빠른 성장을 보이는 혁신적 기업이 많기 때문에 클라우드와 잘 맞다”며 “한국시장 진입 장벽은 비싼 가격이지만, 클라우드 구독 시스템을 통해 원하는 부분만 취사선택할 수 있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SAP아리바 솔루션, 회계 성격을 투명하게 바꿔”=이와 함께 아츠버거 회장은 한국 내 일부 기업들의 고질적인 병폐인 분식회계, 배임·횡령 등 회계와 관련된 문제를 SAP아리바 솔루션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츠버거 회장은 “SAP아리바 솔루션을 이용하며, 모든 프로세스 과정이 디지털로 기록된다”며 “과거처럼 수작업으로 복잡하게 회계작업을 할 경우, 분식회계가 일어나기 쉽고 서로 간 불법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가능성도 많다”고 제언했다.

또 “SAP아리바 솔루션을 누가 무엇을 샀는지 등에 대해 자세하게 기록하기 때문에 사람과 기업 자체를 바꾸고, 나아가 기업의 회계 성격을 바꾼다”며 “클라우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려면 SAP아리바 솔루션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다만, 아츠버거 회장은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아시아 지역의 문화를 부정하지 않고 국가와 기업 분위기에 맞는 현지화 작업을 우선시한다고 했다.

아츠버거 회장은 “공급자 선정에 있어 좋은 선물과 뇌물이 오갈 수 있는데, 관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라며 “투명성을 지키면서 관계 유지에 힘써야 하며, 우리는 문화와 언어·지리 등을 포함해 현지 맞춤화를 진행한다”고 말을 보탰다.

◆SAP아리바, 가장 빠른 성장속도 자랑하는 스타트업으로 만든다=이날 아츠버거 회장은 SAP아리바의 미래 청사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가장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는 스타트업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과 전통 기업인 SAP의 장점만을 결합시킬 방침이다.

이는 아츠버거 회장이 빌 맥더멋 SAP 최고경영자(CEO)와 한 약속이기도 하다. 아츠버거 회장은 2007년 SAP에 합류해 2012년부터 1년간 중국 등 SAP 성장시장 부문을 총괄한 후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CEO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맥더멋 CEO는 그에게 멘토나 다름없었다.

SAP가 전통적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클라우드 기업으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며 아리바를 약 43억달러에 인수했고, 맥더멋 CEO는 그에게 아리바를 맡기기로 했다. 이에 아츠버거 회장은 지난해 4월 SAP아리바 수장 자리에 올랐다.

아츠버거 회장은 “아리바는 SAP 솔루션 중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맥더멋 CEO가 내게 아리바는 SAP의 미래라며 SAP아리바 회장직을 제안했고, 기쁘게 이를 받아들였다”고 회상했다.

아츠버거 회장은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장점을 모두 취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다양한 업무를 요구한다. 일례로, 영업 담당 직원에게 엔지니어 업무 교육을 시키고 반대로 엔지니어에게 영업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기업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대기업들이 내세우는 슬로건도 도입했다. SAP아리바의 슬로건은 “구매를 신나게 하자(Make procurement awesome)”다.

아츠버거 회장은 “사고방식의 변화가 필요한데, 큰 기업에 속한 직원들은 각자 일에만 집중해 고객 또는 제품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고 기업의 주인이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 혁신은 이뤄진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제는 기업 사이즈보다 속도로 승부를 내는 시대”라며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인수하는 구조로 승부가 나기 보다는, 빠른 속도만이 시대에 뒤처지는 느린 기업을 이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싱가포르=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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