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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쓴 기사 읽고 소셜로봇과 대화하고

- KISTI, AI 유망제품 및 시장분석 리포트 발간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알파고 충격이 한반도를 강타한지 석 달 가량이 흘렀다. 인간의 사고(思考) 영역까지 거침없이 진출한 인공지능(AI)에 대한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한국산 알파고 부재에 따른 정부와 산업계의 호들갑은 현재진행형이다.

AI는 자율주행자동차, 헬스케어, 소셜, 저널리즘, 금융 등의 영역에서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사람이 아닌 로봇이 말동무가 되었고, 면허증이 없는 사람이 운전석에 앉을 날이 올 수도 있을 전망이다. 자료를 뒤지느라 고생인 기자와 다르게 AI는 순식간에 신문기사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는 최근 주목받는 인공지능 산업 가운데 ▲로보어드바이저 ▲챗봇 ▲자율주행 자동차용 인공지능 시스템 ▲인공지능 헬스케어 ▲로보저널리즘 ▲소셜로봇 등 AI 관련 유망제품 및 시장을 분석한 마켓리포트를 발간했다.

KISTI는 “이들 인공지능 기술들이 접목된 다양한 산업분야의 응용제품들은 이미 해외 시장에서는 빠른 속도로 상용화되고 있다”며 “향후 수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인공지능이 추천하는 투자종목=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란 로봇을 의미하는 로보(Robo)와 자산관리전문가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알고리즘이 투자의 중심이 되는 로봇 기반의 인공지능 투자 플랫폼을 의미한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가장 큰 장점은 빅데이터 기반으로 고객의 위험 성향과 목적을 구분해 투자를 운용하고, 이런 투자 경험을 머신러닝을 통해 반복적으로 학습시켜 개별종목 및 최적의 투자 비중을 산출하기 때문에 맞춤형 포트폴리오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한 로봇이 자산관리를 해주다보니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편한 곳에서 가입신청을 하거나 투자상담도 받을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세계 시장 규모는 2014년 157억달러에서 2021년 790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며 국내시장 규모는 2014년 874억원에서 2021년에는 1조902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으로는 쿼터백, 디셈버앤컴퍼니, 에임(AIM), 데이터앤애널리틱스 등이 있으며 주요 금융권들이 이들 업체들과 MOU체결을 맺는 등 국내에서도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이다.

기계에게 느끼는 신뢰와 애정 ‘챗봇’=챗봇(Chatbots)은 구어적인 표현 또는 비언어적인 표현으로 사람과 대화하는 인공지능의 ‘가상 대화친구’이다. 챗봇 기술의 응용으로는 애플 아이폰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인 ‘시리(Siri)’나 최근 영화 ‘허(Her)’에서 소개된 인공지능 운영체제(OS), ‘사만다’를 떠올릴 수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웨이보 같은 SNS 서비스나 채팅 프로그램에 등록할 수 있는 ‘샤오이스(Xiaoice)' 서비스는 17살 수준의 인공지능으로 채팅을 나누는 가상 대화친구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한 문자기반 챗봇을 탑재한 AI 채팅앱으로 이미 4000만명의 팔로워를 확보했고 매일 1500만명과 채팅을 한다. MS는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자동통역 기능을 스카이프에 도입했고 구글은 검색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획득해 사용자의 질문에 답해주는 AI 메신저를 개발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남긴 대화나 메시지들을 분석해서 개인 취향에 따른 적합한 메시지를 보여주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챗봇의 핵심은 자연어처리와 기계학습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시장은 연평균 55.1% 성장해 2020년에 약 4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는 아직까지 AI 메신저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한 챗봇의 핵심 AI 기술 수준과 이를 상업적으로 서비스화 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비교적 낮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AI에서 가장 앞선 미국의 기술수준에 비해 인지컴퓨팅, 빅데이터, 그리고 기계학습 및 딥러닝 분야에서 평균 4년 정도 기술이 뒤처져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KISTI 산업정보분석실 이윤희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한국어 기반의 AI 채팅앱 시장에서 선점이 유리하기 때문에 한국어 자연어처리 기술과 텍스트마이닝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율주행자동차 시장 급성장…이통사 5G 반사익=자동차용 인공지능 모듈에는 기계 학습, 자연어 처리, 이미지 처리, 음성 인식 등의 모듈이 있다. 자동차용 AI 시스템은 라이다(Lidar) 센서, 레이더, 초음파 센서, 적외선 카메라, 모노/스테레오 카메라 등을 자동차 내외부에 설치하고 이러한 센서 등을 통해 외부 정보를 수집해 분석한 후 자동차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위험한 상황을 판단하고 주행경로를 계획하는 등 운전자의 주행조작을 최소화하며, 스스로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용 인공지능 모듈의 전체 세계 시장은 2015년 6380만달러에서 2020년까지 연평균 5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자율주행 자동차용 인공지능 모듈 시장도 아직 규모는 작지만 2020년까지 연평균 65.6%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테슬라가 2015년에 적응형 크루즈 콘트롤 기능을 모델S에 적용했고, 볼보는 2016년에 자체 조종, 차선 유지 기능을 XC90, S90에 적용할 계획이다. GM과 아우디는 2017년에 자체 조종, 차선 유지 기능과 교통 정체 지원 기능을 적용할 예정이다. 구글은 2016년 현재 가장 많은 운행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주행 테스트를 하면서 커브길 주행, 충돌방지, 비상차(경찰차/응급차/소방차 등) 출현 감지 시 경로변경 등의 방대한 빅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인공지능(기계학습, 딥러닝)을 활용해 학습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기업인 현대·기아차는 국내 부품업체와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시스템 국산화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고속도로 상에서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 Highway Driving Assist)’을 양산해 올해 하반기에 선보일 신차에 탑재할 계획이다.

KISTI 산업정보분석실 권영일 연구원은 “자율주행 자동차 운행 시에 교차로의 신호 변화, 도로의 교통상황, 갑작스런 돌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며 “데이터 이동의 속도와 응답시간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5G의 조기 도입이 촉진되어 이동 통신사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령화 시대 의료비 부담 절감 일등공신 인공지능 헬스케어=전 세계적으로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부담 증가로 보다 신속하고 저렴한 의료 서비스가 요구되며, 인공지능 기술이 헬스케어 시장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공지능기술은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가능하며, 헬스케어 분야에 적용될 때 새로운 가치와 서비스가 창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Marketsandmarkets(2016)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인공지능 헬스케어 세계 시장규모는 7130만달러에서 2020년 7조547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헬스케어 산업은 전체 인공지능 시장의 다양한 응용분야들 중 연평균성장률(CAGR)이 가장 높은 60.3%다. 국내 시장규모도 2015년 17.9억원에서 2020년 256.4억원으로, 세계시장 CAGR보다 높은 70.4% 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인공지능 헬스케어분야 역시 미국의 대기업 IBM, 구글, 애플 등이 두드러지게 활약하고 있으며, 도전적인 스타트업 기업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KISTI 산업정보분석실 박정우 연구원은 “세계는 지금 헬스케어 분야의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인공지능 기술들의 개발을 통해 새로운 헬스케어 서비스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나갈 수 있도록 국내 인공지능 관련 헬스케어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젠 기사도 로봇이, ‘로봇저널리즘’=로봇저널리즘(Robot Journalism)은 컴퓨터를 뜻하는 ‘로봇(Robot)’과 언론을 뜻하는 ‘저널리즘(Journalism)’이 합쳐진 것으로 컴퓨터가 소프트웨어 또는 알고리즘에 의해 스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로봇저널리즘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자동으로 기사를 작성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이다. 로봇저널리즘 세계 시장 규모는 CAGR 17.4%로 2014년 2.8억달러에서 2021년 1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 잠재 시장 규모는 2021년 234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봇저널리즘은 텍스트 분석(마이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프로그램된 틀 안에서 주어진 판단 체계에 따라 주어진 데이터 내에서 검색, 적합한 데이터를 추출, 기사의 형태로 만들 수 있다.영국의 가디언(Guardian)은 지난 2013년 11월부터 사람이 아닌 알고리즘으로 주간신문을 편집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프랑스의 금융기관이자 비즈니스 뉴스 제공자인 톰슨 파이낸셜
(Thomson Financial)은 2016년 3월부터 분기별 기업실적 보고서 기사를 로봇 리포터가 대신하고 있다. 기사작성 평균 소요 시간은 약 0.3초로, 이는 기자들이 컴퓨터에 로그인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보다 더 짧다.

우리나라의 로봇저널리즘은 아직 초기 단계이나 2015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의 hci+d랩의 이준환 교수팀이 개발한 ‘프로야구 뉴스로봇’ 소프트웨어가 한국 프로야구의 모든 경기를 자동으로 요약 및 정리해서 뉴스기사로 제공했다. 파이낸셜뉴스나 매일경제, 아시아경제 등이 현재 공시 등 단문형태의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KISTI는 “로봇저널리즘은 짧은 시간에 많은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기사를 작성하는 효율성 측면에서는 독보적”이라며 “향후 독자가 기사를 읽는 시간, 장소 등 상황에 기반한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간과 교감하는 소셜 로봇시대=소셜 로봇은 인간과 감정을 교류하며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고, 인간이나 동물과 유사한 체형을 가지고 희로애락을 표현하며, 인간과 로봇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지능형 로봇을 통칭한다. 이러한 소셜 로봇은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존재할 수있으며, 가상과 현실 세계 사이를 오가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

국내외에서 지보, 페퍼, 메로 등 다양한 소셜 로봇이 개발, 상용화되고 있다. 지보는 MIT대학 미디어랩 출신 신씨아 브리질 박사가 세운 미국의 지보사에서 만든 로봇으로, 소셜 크라우딩펀딩으로 상용화했다. 이 외에도 IBM 왓슨을 적용해 사람과 일상적인 대화와 춤이 가능한 소셜 로봇 나오미(Nao-Mi)가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출자한 프랑스 알데바란로보틱스가 개발한 페퍼는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세계 최초의 감정을 읽는 가정용 로봇이다. 올해 4월에는 중국의 과학기술대 연구팀이 경험교류 로봇인 쟈쟈를 선보였다. 자연스러운 대화능력과 정교한 외모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국내의 경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사업단이 개발한 메로S(MERO-S)는 사람보다는 일체형 PC에 가깝다. 음성인식얼굴인식, 감성표현 아바타 기술 등으로 무장해 사람과 감성적 교류가 가능하다. 그리고 노인 치매 예방로봇 실벗은 최근 용인 실버타운 ‘삼성 노블카운티’에서 치매 환자들의 치료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자폐 아이들의 치료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KISTI 기술혁신분석센터 서진이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소셜 로봇에 요구되는 로봇운영체제,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스마트 인터랙션 관련 원천기술 확보가 시급하다”며 “지속적인 국제협력과 표준·인증 지원 등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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