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이수환기자] 삼성전자가 견조한 1분기 실적을 올렸다. 역대급은 아니지만 6조원대 영업이익을 2분기 연속으로 달성했다. 작년 2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에 육박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이번 삼성전자 실적바탕의 배경은 역시 스마트폰이다. IM부문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7조6000억원과 3조8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42% 급증했다. 전작인 갤럭시S6와 비교해 뚜렷한 판매량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경태 상무는 실적발표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S7와 S7엣지의 셀아웃은 전작보다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공급즉시 판매되고 있다”며 “재고수준은 매우 건전하며 이런 추세면 전작대비 뚜렷한 판매성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A‧J와 같은 중저가폰의 성과도 나쁘지 않다. 이 상무는 “A시리즈는 구주와 중국, J시리즈는 신흥시장에 대응하고 있으며 부품공용화율과 부품수율을 높여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원가구조개선을 통한 사업체질개선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휴대폰 판매량은 9200만대를 기록했으며 평균판매단가(ASP)는 210달러로 전분기 180달러보다 상승했다.
IM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 2014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갤럭시S7과 중저가 제품군 재편성 효과로 풀이된다. 갤럭시S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2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됐다. 올해는 1분기로 시점을 당겼다. 중저가 제품군은 다품종 다량생산에서 소품종 다량생산으로 전환했다.
판매량 정체에도 불구 이익이 개선된 것은 고무적이다. 휴대폰 시장은 경쟁심화로 전체적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극강의 수익성을 가져가던 애플도 지난 1분기엔 부진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향후에도 이런 추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우선 애플의 고전이 삼성전자의 수익으로 이어질지가 불투명하다. 애플의 실적은 고가폰 신제품 출시 전 ‘하락’ 고가폰 출시 후 ‘상승’이라는 패턴을 보였다. 애플이 최근 신제품을 내놨지만 이는 중저가폰이다. 고가폰 출시 후에도 반등에 실패해야 본원적 경쟁력 문제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애플은 자체 구성한 생태계를 독식하고 있는 사업구조다. 애플 스마트폰 교체수요가 감소한 것인지 생태계 이탈이 발생하고 있는 것인지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다.
세트의 다른 축인 TV에서도 탄탄한 수익성을 보였다. 1분기 TV 판매량은 1000만대로 이전과 비교하면 큰 차이는 없으나 SUHD TV, 커브드 TV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이 잘 팔렸다. 물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수익성이 좋아진 덕분이 있지만 글로벌 TV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다는 점, 전통적인 북미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봐야 한다. 이는 생활가전도 마찬가지여서 판매량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오히려 영업이익은 흑자를 봤다. 몇 년 동안 이끌어온 프리미엄 전략이 이제야 빛을 보고 있는 셈이다.
◆본원적 경쟁력 뽐낸 반도체=반도체는 삼성전자만의 경쟁력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계기했다. D램 시장은 치킨게임이 끝났지만 PC와 같은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급과잉인 LCD 패널과 달리 세트차원에서의 수요 부진이어서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18나노 D램 샘플링과 더불어 대부분의 제품이 2z나노에서 생산되고 있어 원가경쟁력에서 경쟁사보다 훨씬 앞서 있다. 여기에 모바일 시장에서의 D램 용량 증가와 서버와 같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활성화로 재미를 봤다.
낸드플래시는 업황이 좋은데다가 이미 3세대(48단) 3D(삼성명 V낸드)의 양산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경쟁력도 확보됐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전세원 전무는 “V낸드는 고용량 엔터프라이즈 SSD를 통한 수익성 중심으로 운영해 좋은 실적을 달성했는데 3세대(48단) 기준으로 가격은 10나노급 플래너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평면(2D)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성이라는 것은 생산량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 전무는 “10나노 낸드플래시 캐파는 기존 양산라인에서 전환해서 사용중이며 증설이 필요하면 공장증설과 함께 필요시에 추가설비를 확보할 예정”이라며 “V낸드는 증산을 하고 있고 집중해서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웃었지만 LCD는 부진에 빠졌다. 물론 LCD가 신공정 전환에 따른 이슈가 달라붙었으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LCD 패널 판가하락이라는 업황부진의 그림자를 피하기는 어려웠다. 경영지표상 영업손실은 2700억원이지만 OLED가 상당한 흑자로 이를 상쇄했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LCD 사업의 적자폭은 아무리 낮게 잡아도 4000억원 이상이라고 봐야 한다. 다만 LCD 패널 하락세가 주춤하고 재고관리와 함께 전통적으로 삼성전자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유로2016, 그리고 브라질월드컵 등이 겹쳐 있어 2분기 실적개선이 예상된다.
OLED의 경우 갤럭시S7이 잘 팔리고 있고 다른 업체도 채용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원가도 같은 사양의 LCD보다 저렴해 당분간 큰 우려는 없어 보인다. 플렉시블 OLED도 마찬가지인데 삼성디스플레이는 인정하지 않고 있으나 차기 아이폰에 적용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의 경우 OLED 패널에 대한 시장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해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주주환원정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진다. 삼성전자 이명진 전무는 “주주환원정책은 작년에 발표한 내용과 차이가 없고 현금흐름에서 30~50%를 활용할 방침”이라며 “분기배당은 없고 중간배당은 7월말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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