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전국을 충격속으로 몰아넣었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도 어느덧 2년이 흘렀다. 늘 언제나 그랬듯 대형 사건사고 이후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사후약방문'이라는 단어가 연일 신문지상을 채웠었다. 하지만 아픔과 반성은 시간이 지나며 무뎌지고 가끔은 잊혀지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이전에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가 있었다. 2003년 2월, 지금으로부터 13년전 세월호 참사처럼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대형 참사였다. 당시 체계적인 통합적인 국가재난통신망의 부재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재난통신망 사업이 추진됐다.
그러나 재난안전통신망 사업은 기술 및 장비 독점, 과다한 사업비 논란 등으로 표류를 거듭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 힘입어 다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여전히 논란은 만만치 않다. 사업비, 정보화전략계획(ISP), 추진방식 등에서의 논란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여곡절을 끝에 현재 강원도에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철도무선통합망( LTE-R)과 해양통신망(e-내비게이션) 등도 추진되고 있다.
어렵게 시작된 사업이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글로벌 표준이 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최초’와 ‘시장선점’을 앞세워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 정권 임기내에 사업을 마무리짓겠다는 과도한 사업추진 일정 역시 큰 문제로 지적된다.
국민의 안전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하지만 중요하고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신중하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 빠르게 일을 마무리하면 더 없이 좋겠지만 재난통신망은 이통3사의 경쟁적인 LTE 세계최초 구축과 같은 성격의 네트워크가 아니다. 어떠한 재난 상황에서도 반드시 연결돼야 하는 안정성이 최우선의 가치가 되어야지 빨리빨리가 우선시 돼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이미 계획된 시간을 훌쩍 넘겨 재난망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체 사업 완료 시점을 무리하게 현 정부내로 국한할 필요는 없다. 사업 완료의 공을 다음 정부에 넘기더라도 무리해서는 안된다.
재난통신망 구축사업은 또다른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서이다. 재난통신망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골든타임은 철저한 계획과 반복된 검증을 통해서만 확보할 수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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