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O2O(Online to Offline)는 지난 2010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가 처음 썼다고 알려진 용어다. 당시 이 매체는 그루폰과 오픈테이블 등 지역 상권과 결합한 새로운 전자상거래(e커머스) 서비스를 거론하면서 이 O2O를 언급했다. 온라인 이용자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서비스 모델을 O2O로 본 것이다.
2016년에 들어선 지금은 이 O2O의 개념이 크게 확대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연결을 꾀하는 여러 서비스들의 통칭 정도로 쓰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존에 있던 인터넷 기반 서비스들이 모두 O2O의 범주 안에 들어가게 됐다. 오프라인과 조금이라도 연결돼 있다면 O2O 서비스가 되는 식이다. 관련 업체들도 최근 트렌드에 대응해 서비스 홍보나 마케팅에 O2O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 때문일까. 최근엔 이 O2O가 빅데이터와 묘하게 오버랩 되기도 한다.
빅데이터는 O2O가 나오기 한참 전에 IT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거대한 데이터 속에서 일련의 패턴을 읽어내고 여기에서 기업 경영 등을 위한 통찰력을 얻어내는 기술을 일컫는 용어다.
그러나 이 빅데이터가 학술적 의미에서 실체는 보이지 않고 마케팅 용어로 부풀려 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러 업체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라고 내세우는데, 어느 정도 데이터가 모여야 빅데이터인지도 명확하지 않고 또 데이터 분석이라는 것이 단순 통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마케팅 용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불과 3~4년전 만해도 빅데이터가 ‘장밋빛 미래’를 보장해주는 기술로 포장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빅데이터에 대한 환상이 어느 정도 깨졌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최근 IT업계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도 주목하고 있는 O2O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지난해부터 수십, 수백조 원에 달하는 오프라인 시장을 온라인으로 끌어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힌 업체들이 여러 곳이다.
물론 이 같은 포부가 현실이 될 수 있다. 관련 산업을 취재 중인 기자도 바라는 바다.
그러나 몇 년 뒤 업체들의 시도가 실패했다는 시장의 판단이 내려질 때엔 O2O에 대한 기대감이 바닥을 칠 수 있다. 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후발 주자들에게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기도 한다.
그 와중에 다행스러운 점은 있다. O2O가 대형 기업들의 전유물이었던 빅데이터와 달리 아이디어만 있다면 얼마든지 도전도 성공도 할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이다. 우버가 그랬고 배달 앱들이 그랬다. 연이은 실패도 성공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대책 없이 기대감만 부풀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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