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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칼럼] 중국을 배워야 한다.

새해 벽두부터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사이에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 부문을 54억달러(약 6조5000억원)에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인수로 하이얼은 미국 2위의 가전기기업체로 단숨에 도약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에 가슴이 답답함을 느꼈다.

지난 2005년, 세계 PC 시장 점유율이 2.3%로 9위에 불과하고 연간 매출도 30억 달러 정도였던 중국의 레노버가 미국 IBM PC와 x86 서버 사업부 부문을 인수하면서 PC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어 2014년에는 구글로부터 29억1000만 달러에 모토로라를 인수하여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이 한국에 뒤져있는 반도체 부문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우리의 개발, 제조관련 핵심인력을 10배 이상 연봉을 주면서 빼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의하면 올 들어 지금까지 중국 기업의 해외 M&A 규모가 이미 111억 달러(약 13조4865억원)에 이르렀다고 전하고 있다. 이러한 공격적인 중국기업들의 경영전략 때문에 조만간 한국이 앞서 있었던 IT, 가전분야도 추월이 당연시되고 있다.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는 분위기다.

중국을 주도하는 인터넷 IT 3강인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미국의 인터넷 IT 4강 FANG(페이스북, 아마존 닷컴, 넥플릿스, 구글)을 정조준하면서 자국의 거대한 시장기반을 바탕으로 거세게 글로벌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해외 M&A를 통해서 자신들이 부족한 브랜드 밸류를 올리고, 특허를 확보하고, 해당시장의 유통망을 확보하여 시장 파이를 넓히고, 선진 경영기법을 흡수하는 목적으로 비록 실패의 리스크는 있지만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뒤집으려는 목표 하에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해외 M&A에 소극적 뿐만 아니라 미래 산업에 투자도 소홀히 하고 있다. 더 이상 중국은 우리의 후발주자가 아니고 이미 추월하고 있다. 오히려 미래에 대비한 중국기업들의 투자전략을 면밀히 분석하여 배울 건 배우고 버릴 건 버려야 한다.

이대로 한국기업들은 움츠리고 있고 중국기업들이 공세적으로 나온다면 2020년 이전이라도 우리나라가 중국의 하청을 받는 나라로 전락할까 매우 우려스럽다.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M&A도 13억4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자본이 한국 기업에 참여한다는 소식에 관련 주식이 폭등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중국의 영향력이 큰 지를 알 수 있다.

중국은 현재 국가적으로 경기둔화가 심화되고 있고, 증시의 변동성도 크게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점을 우리가 본받아야 한다. 일본의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도 인도에 100억 달러이상을 투자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차세대로 부상하는 시장을 선점한다는 차원에서 광폭의 경영행보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두려운 것은 2020년 이후 제 4차 산업혁명의 미래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과감히 선행투자를 발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과거 30년 전 우리나라도 故 이병철, 정주영 회장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걸고 반도체 산업을 키웠고, 조선과 자동차 회사를 키웠다. 현재 후손들이 이들의 선행투자에 따른 과실을 따 먹고 있는 것이다.

향후 어떠한 산업들이 미래 먹거리인지 대부분이 분석되어 있는 상황에서 과감한 행동과 실천이 필요한 시점인데 때를 놓치고 있다.

비록 늦었지만 우리나라 오너 기업인들이 앞장서서 세계 주도권 싸움에 도전장에 내야 되지 않겠는가? 그래야 후손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주어 고착화 되어 가고 있는 청년실업도 해소할 수 있고 저 출산 문제도 자연적으로 해소될 것이다.

경제가 발전되고 회생이 되어야 국가의 미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 세계 경제가 어려울 때 투자를 해 놓으면 경제가 좋아질 때 많은 이득이 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경기는 순환하기 때문에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새해에는 중국처럼 미래를 대비하여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분발을 기대하고 저력을 믿고 싶다.

이경주 본지 객원논설위원 (주)hub1 의장(전 삼성전자 전무)

kyungjulee20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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