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정부가 29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사업자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2곳을 선정함에 따라 우리 나라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의 IT인프라 골격 구성과 운영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명확인을 포함해 모든 거래를 전적으로 비대면채널에 의존해야하는 만큼 IT인프라의 안정성과 완결성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얻기위해 카카오와 케이뱅크측이 금융 당국에 제시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만 가지고는 아직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의 IT인프라 운영방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에는 미흡해 보인다. 전체적으로 설익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심사위원단을 대상으로 한 제안설명회에서 제시한 IT비용 절감 방향상에 눈길에 모아진다.
◆"오픈 소스 기반 IT플랫폼으로 IT비용 절감" = 카카오뱅크측은 제안서에서 ‘기존 금융권의 거액의 IT비용을 지불(고가 아웃소싱)하는 것과는 달리, 카카오만이 가지는 오픈소스 운영 역량 기반의 고품질․ 저비용 IT시스템을 구현하겠다’고 제시했다.
먼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위한 위한 데이터 소스 확보와 관련, 이미 알려진대로 카카오뱅크는 '다양한 채널(공동발기인의 플랫폼 활용 등) 및 상품으로부터 고객의 방대한 데이터수집' 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3800만 이용자가 이용하는 카톡 플랫폼 기반에서 7대 혁신적 금융서비스 제공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이를 은행 업무에 활용하기위한 고객DB화, 즉 데이터 변환과 관련해 카카오뱅크측은 ‘오픈소스기반의 저가 패키지와 일반 머신 대규모 분산 처리를 활용해 IT비용을 줄이겠다’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일종의 클라우드 방식의 시스템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이해된다.
카카오뱅크측은 기존 금융권이 'IBM, 오라클 등 에서 개발한 고가의 상용 패키지, 그리고 그와 연관된 하드웨어'를 채택하고 있음으로 해서 IT부문이 고비용 구조라고 지적하면서 자신들은 오픈 소스 기반의 저비용 패키지를 사용하겠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최근 몇년새 어플라이언스 기반의 일체형 솔루션을 주로 채택하고 있는 기존 금융권의 IT도입 방식에서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IT인력 수급이 더 큰 문제일수도 = 하지만 카카오뱅크측이 제시한 이같은 혁신적인 IT절감 해법은 국내 금융권에서는 제대로 시도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논쟁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또한 비록 오픈소스 기반의 저가 패키지라고 하더라도 실제 은행의 업무시스템으로 활용하기위한 SI 과정과 커스터 마이징의 부분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내년 차세대시스템을 추진하는 대형 금융회사들이 자바 인력을 충분히 수혈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솔루션의 도입보다는 IT인력난이 사실은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의 단위업무시스템을 개발시 패키지 기반의 솔루션 도입과 개발(인건비), 유지보수및 고도화 등의 과정을 거치는데 전체적인 비용구조를 보면 패키지가 차지하는 영역은 크지 않다.
케이뱅크측은 오픈API를 통한 저렴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비용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전체의 IT 인프라 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다.
한편 카카오뱅크측은 기존 금융권이 ERP(전사적자원관리), CRM(고객관계관리) 시스템 등 BI(비즈니스 인펠리전스) 시스템 부문에서도 고가의 패키지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자신들은 '내부 빅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개발, 자체 업그레이드'를 통한 해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고비용 구조의 BI 시스템 개발비 극복 대안으로 '내부 빅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통한 자체 개발및 업그레이드'로 제시한 것은 역시 아직까지는 모호하다. '빅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표현은 이미 국내에서도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정도로 정의되고 있지만 ERP, CRM을 어떻게 대체 또는 보완할 수 있는지 논리적으로 충분한 설명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에 있어 세밀하면서도 강력한 기능이 요구되는 여신시스템의 경우만 하더라도 신용평점시스템, 리스크관리,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종합여신시스템 체계 자체가 상당한 복잡하고 영역이 세분화돼있다. 사이언티스트와 같은 분석의 영역도 물론 필요하지만 프로세스 중심의 여신시스템도 매우 중요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이라도 계정계(여신, 수신, 외환), 정보계 시스템을 축으로하는 IT인프라는 기존 은행권과 유사하게 갖춰야한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 IT부문의 기획및 운영을 위한 IT인력의 확보도 IT비용 측면에서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설명도 구체적으로 제시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IT 업계 전문가들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기존 은행 IT인력을 수혈하게 될 경우, 인건비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에만 특별히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강화된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라 기존 은행권처럼 자체 IT운영 인력을 50% 이상 가져가야 한다. 때문에 IT아웃소싱을 통한 IT비용절감 부분도 현재로선 제한적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IT인프라 구축 비용과 관련, 아직까지 상당한 편차가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초기 IT인프라 구축 비용은 대략 1000억원~3000억원선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 IT장비의 도입및 각종 업무시스템의 개발, 고강도 보안시스템 구현, IT인력의 확충 등 기본적으로 구성요소외에 완전한 비대면채널로 업무 프로세스를 구성해야하는 특성상 IT인프라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비용까지 계산한다면 IT비용의 산출 방식은 복합적일 수 밖에 없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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