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IT대기업의 공공사업 참여제한은 시장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쳤다. 그 중 하나가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의 유명무실화를 들 수 있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는 IT서비스에 대한 산업 매력도 증진, 경쟁력 강화, 글로벌 IT서비스 기업 육성의 목표를 가지고 1992년 출범했다. 출범 당시 IT호황과 맞물려 협회도 고도성장을 계속해왔다. 신기술 및 해외 시장에 대한 연구 등 개별 기업이 할 수 없는 협회 차원의 성과도 속속 내왔다.
하지만 최근 협회는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IT서비스대기업의 공공사업 참여가 제한되면서 협회 구성원 간 공통된 주제가 결여되기 시작됐기 때문이다. 사실 협회 회장은 알만한 IT서비스 대기업의 수장들이 맡아왔다.
그리고 이 자리를 중견, 중소 IT서비스업체들이 대체하고 있다. 문제는 IT서비스산업협회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 어느 한편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왕좌왕 하다 보니 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데 한계를 노출했다는 점이다.
협회야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IT서비스업계 발전을 위해 의견조율과 협력을 이끌어 내야 했지만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명확히 갈리는 만큼 이는 여의치 않았고 결국 협회 회장자리는 2014년부터 공석이 된 상태라는 것이 현재 협회의 위상을 반증하고 있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핀테크 시장을 놓고 관련업체들이 협회 구성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1년 전 출범한 한국핀테크포럼이 12월 출범이 예정된 (가칭)한국핀테크협회에 단체자격으로 참여를 거부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양 진영이 불협화음을 내는 것은 하나의 시장을 놓고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업체들이 하나의 단체를 만든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반영한다.
주지하다시피 핀테크는 파괴적인 혁신을 통해 기존 금융시장 질서를 바꾸고 있다. 기득권 입장에서는 이러한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시장과 정책을 유도해야 하는 목표가 있다. 반대로 핀테크 신흥 주자들은 자신들이 추진하는 사업 아이디어가 규제와 진입장벽이라는 문턱에 걸리지 않도록 적극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에 대한 이해가 다르다보니 협회 주도권을 놓고 스타트업 위주의 핀테크포럼이 가지는 위기감도 이해가 간다. 상대적으로 자금과 조직이 뒷받침되는 은행과 대기업들의 틈바구니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핀테크 시장을 놓고 양분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업체들에게 쓴 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시장 초기 협력을 해야 할 시기에 분열된 양상을 보이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핀테크가 이제 처음 시작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초기 정책과 제도의 방향은 중요하다. 그리고 싸워야 할 상대가 같을 때 힘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굳이 목적과 지향점이 다른 업체들이 하나의 바구니 안에 담기면 계란은 깨지기만 할 뿐이다.
오히려 복수의 협회나 단체가 핀테크 시장을 놓고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도 시장 발전을 위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본다. 물론 이를 위해선 각각의 협단체가 지향점과 목적의식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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