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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 드러낸 ‘유튜브 레드’…넷플릭스 넘어 페이스북 겨냥


- 월 9.99달러에 광고 없는 동영상 제공
- 내년부터 독점 콘텐츠 시청 가능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유튜브가 2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튜브 스페이스’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오는 28일 광고가 없는 ‘유튜브 레드’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PC나 스마트 기기 등에서 광고 없는 동영상 감상은 물론 다운로드를 통해 콘텐츠를 저장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유튜브 레드의 등장은 넷플릭스 견제, 나아가 페이스북을 겨냥한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내년 초부터 독점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넷플릭스 성장의 뒷면에 자체 제작한 콘텐츠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점을 고려한 셈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 ‘마르코 폴로’의 성공이 이어지면서 넷플릭스는 콘텐츠 업계에서도 영향력을 넓힐 수 있게 됐다.

가격은 넷플릭스와 훌루, HBO나우의 중간선인 월 9.99달러(한화 약 1만1400원)이다. 넷플릭스가 스탠다드(HD) 8.99달러(약 1만원), 프리미엄(UHD) 11.99달러(약 1만3500원)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다만 볼만한 SVOD가 상당한 넷플릭스와 달리 유튜브 레드는 당분간 광고만 없는 동영상만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동영상 다운로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품질 좋은 유튜브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는 사용자라면 입장이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가입자 추이를 보고 유튜브가 차후 크롬캐스트와 같은 기기를 덤으로 제공하는 방법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척 전형적이지만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유튜브가 유료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3년 별도의 유료 채널을 시작한바 있으며 제작자와 시청자를 하나로 묶어주는 플랫폼으로써의 역할을 담당했다. 쉽게 말해 유능한 제작자가 있으면 시청자가 제작비를 대주는 일종의 ‘크라우드펀딩’이라고 봐야 한다.

유튜브의 로버트 카인클 최고사업책임자는 “우리는 광고 사업을 믿는다. 99.9%의 유튜브 콘텐츠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며 “매년 60%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유튜브 레드의 사용자는 미국의 모든 유료 텔레비전 시청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 레드는 중장기적으로 넷플릭스보다 페이스북을 염두에 둔 서비스다. 하루에 페이스북을 통한 동영상 감상이 올해 4월 기준으로 40억에 달하고 있었으나 그동안 별다른 수익배분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트래픽이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동영상 제작자와 광고 수익을 55:45로 나눌 예정이다.

앞서 동영상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 최대 케이블방송사인 HBO의 새로운 TV 시리즈를 무료로 공개한바 있다. 미국과 별도 서비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정하고 있으나 HBO가 콘텐츠를 페이스북에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이스북이 본격적으로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유튜브와의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런 점에서 유튜브 레드는 충성도 높은 사용자 확보 차원에서라도 등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페이스북뿐 아니라 알리바바의 추격도 견제해야 한다. 최근 중국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유쿠투도우’의 상장주식을 모두 사들일 의향이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작년에 인수한 지분까지 더하면 우리돈으로 6조원이 넘는 대형 거래다.

업계에서는 유튜브 레드가 양질의 콘텐츠를 얼마나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부터 제공될 이 콘텐츠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일반 사용자에게 공개된다. 이는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ㅇ면서 유튜브 자체에 사용자를 계속해서 종속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로버트 카인클 최고사업책임자는 “유튜브 플랫폼에서 창조적으로 움직이는 콘텐츠를 찾고 있다”며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 일을 우리가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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