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게임 이용자(게이머)들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 중에 ‘버스’와 ‘쩔’이 있다. 두 용어 모두 상대적으로 높은 레벨의 이용자가 낮은 레벨 이용자 성장을 돕는 행위를 뜻한다. 보통 ‘버스태운다’, ‘쩔한다’라는 말을 쓴다. 두 용어 중 사전 표제어는 버스로 선정됐다. 언급되는 경우가 더 많았고 용어를 보고 속뜻을 유추하기가 보다 쉽기 때문이다.
21일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사장 윤송이)은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2015 게임사전 포럼’을 사전 제작 과정을 공개했다.
게임사전은 내년 6월 출간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의 후원 아래 이인화 이화여대 교수(디지털스토리텔링학회장)를 필두로 40여명의 연구원들이 사전 제작에 몸담고 있다.
이인화 교수는 “표제어 선정만으로 별도 프로젝트가 될 만큼 표제어 공모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게임을 지지했다”며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고 대표하는 게임들이 있어 그런 게임들로 문화를 설명하고자 했다”고 제작 과정을 전했다.
우선 스트리트파이터 등 여러 대표 게임을 선정하고 현업 개발자 층위와 사용자 층위 등에서 용어를 모았다. 어려웠던 부분은 사용자 용어 표집이었다. 사전제작진들은 인벤 커뮤니티에서 5년동안의 게시판 게시물을 모은 7.6기가바이트(GB)의 메모장 파일에서 용어들을 수집했다.
예를 들면 ‘길드’와 ‘클랜’ 중에선 언급 횟수와 연관어 등을 감안해 길드를 표제어를 선정했다. 길드는 게임 동호회를 뜻하는 말이다. ‘맵’과 ‘지도’ 중에선 미니맵과 심리스맵 등 파생어가 많은 맵이 사전 표제어로 의견이 모였다.
또 ‘심해’(대책이 없을 만큼 게임에 적응하지 못하는 초보 이용자), ‘발컨’(발로 컨트롤한다고 느낄 만큼 조작에 어리숙한 이용자) 등도 표제어에 이름을 올렸다.
그밖에 난이도, 테크트리, 셔틀 등 일반어에 가까워 게임에서 사용될 때 특별한 의미를 갖지 않은 용어들과 비속어에 가까운 용어들은 표제어에서 탈락했다.
이 교수는 사전 출간 이후 작업에 대해 “게임용어는 원천어와 파생어의 차이가 너무 크다”며 “게임사전은 주기적 업데이트가 필수불가결하다. 일단 종이책 사전으로 만들고 이후에 앱 북을 만들어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재성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전무는 “온라인 앱 출시 시기는 고민 중”이라며 “사전 프로젝트를 지속적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전 제작 보고에 앞서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교수(전 문체부 장관)와 이재홍 숭실대 교수(한국게임학회장)가 발표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어령 교수는 “21세기 게임의 시대를 맞아 산재해 있는 게임 관련 용어들부터 모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게임사전이 한국에서 탄생한다”며 “이는 게임 시장과 게임 문화를 알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작업이자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게임사전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재홍 교수는 “게임사전이 시기적절하게 나오게 됐다”며 “(온라인)게임은 약관(20주년)의 나이다. 이때 나올 사전이라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축사를 전했다.
이재성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전무는 “게임에 대해 대중적 이해도를 높이고 사회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근거이자 공공의 지식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게임사전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제작 지원 계기를 설명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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