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애플워치에 탑재될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애플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애플은 첫 애플워치용 OLED 패널을 LG디스플레이로부터 단독 공급받았으나 두 번째 제품부터는 삼성과 LG 양쪽에서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초 삼성디스플레이에 차세대 워치용 플렉시블 OLED 패널 개발을 의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제의를 받아들였고 최근에는 일부 사양까지 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세대 애플워치는 1세대 제품과 비교해 화면 크기, 해상도, 형태(네모)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동드라이버IC의 배치 등 일부 변화를 줘 디스플레이 모듈을 보다 슬림화하고 무게를 줄이는 데 주력한다. 배터리 공간을 추가 확보하기 위함이다.
터치스크린패널(TSP)은 1세대 애플워치와 동일한 글래스방식(GG)을 그대로 쓴다. GG TSP 방식은 커버글래스 아래에 위치하는 터치 글래스 전 후면에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을 증착, 터치 전극을 형성한 구조다. 필름이나 커버글래스 일체형 TSP 방식과 비교해 두께와 무게 면에서 불리하지만, 높은 광 투과율로 야외 시인성이 높다. 애플이 워치 모델에 플렉시블 OLED를 탑재한 이유는 야외 시인성을 확보하기 위해 GG TSP 방식을 채택한 데에서 찾을 수 있다. 플렉시블 OLED는 백라이트가 없이 두께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데다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해 가볍다. 애플은 차기 워치 모델의 TSP도 기존 공급사였던 대만 TPK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충훈 유비산업리서치 대표는 “현재 플렉시블 OLED를 양산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밖에 없고, 그간 애플이 주요 부품 공급사를 2~3군대씩 뒀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스마트워치 완성품 시장이 작년 대비 511% 증가한 2810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플은 1540만대의 애플워치를 출하, 전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54.8%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IHS는 올해 스마트워치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 규모가 34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능동형(AM)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58%(1972만대). 이 중에서 애플이 소화하는 비중은 84%(1656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에선 당분간 애플워치용 플렉시블 OLED 패널이 디스플레이 업계의 매출이나 이익 증가에는 큰 기여를 하진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화면 크기가 작아 면적 기준 출하량이 낮은데다 애플의 부품 테스트 통과 기준이 너무 까다로워 불량품으로 버려야 하는 제품 개수가 많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선 애플워치용 디스플레이 공급 계약은 일종의 ‘계륵’ 같은 존재인 셈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플렉시블 OLED 패널 요구 물량이 많아질 경우, ‘돈 안되는’ 애플 물량을 삼성디스플레이가 포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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