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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웅 칼럼

[취재수첩] 제4이통 허가조건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정부의 신규 이동통신사 허가기본계획이 25일 최종 확정됐다. 8월 주파수 할당공고를 시작으로 연내 제4이동통신사 등장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제4이동통신은 방송통신위원회 출범 이후 6차례의 도전이 이뤄졌다. 하지만 모두 어처구니없는 점수로 탈락했다. 도전자들은 대부분 심사항목에서 과락(科落)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년 반복된 허가업무에 정부의 피로감도 높아졌다.

하지만 제4이동통신사 출범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유는 정부가 직접 세운 허가기본계획에 따라 허가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정부 의지와는 별개로 사업자가 허가신청을 하면 절차가 진행됐다. 이번에는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정부가 실제 신규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여기에 그동안 발표된 적 없었던 신규사업자 지원방안도 마련됐다. 한마디로 정부는 새로운 플레이어를 이동통신 시장에 넣어 판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기본계획 및 일정이 확정되면서 그동안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몇몇 컨소시엄들도 움직이고 있다. 네 번째 전국망 사업자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레이스 시작과 함께 정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플레이어가 필요하다는 정책적 판단에서 허가업무를 진행하는 것이지만 무조건 합격시킨다는 전제가 깔려서는 곤란하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공정과 객관적인 잣대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이미 시장에서는 정부의 의지와 허가를 동일시하는 경우도 있다. 기본전제가 무조건 선정일 경우에는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선정과정에서의 주식시장 혼란, 부적절한 투자를 둘러싼 잡음들, 가장 큰 문제는 자격미달 사업자가 선정될 경우 시장에서의 혼란이다. 시장에서의 퇴출은 말처럼 쉽지 않다. 두고두고 정부와 기존 통신사들의 골머리를 썩일 수 있다.

만약 실력과 자본, 혁신적 사업모델을 갖춘 사업자가 등장한다면 정부는 그 사업자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배려만 바라보고 들어오는 사업자에게는 태도를 달리해야 할 것이다.

속도, 품질에 매우 민감한 이용자, 설비경쟁이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한 곳, 한국의 이동통신 시장은 정글이다. 어지간한 경쟁력으로는 정글에서 생존할 수 없다. 전국망 사업자 타이틀에 걸맞은 사업자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알뜰폰으로 충분하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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