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KT의 IT서비스 계열사인 KTDS가 국내 DB시장에서 한국오라클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미국 엔터프라이즈디비(Enterprise DB, EDB)사와 지난 25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KT클라우드 서비스에 EDB의 PPAS(Postgres Plus Advanced Server)를 적용하는 한편 오라클 DB를 사용하는 공공 및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외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KTDS IT서비스혁신센터 손승혜 상무는 “오라클 DB를 오픈소스로 전환하는 시장이 국내에서도 클 것으로 본다”며 “PPAS는 오라클과 구조가 유사해 전환이 쉬운 만큼 기업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피파스(PPAS)’는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인 ‘포스트그레에스큐엘(PostgreSQL)’ 기반의 상용 오픈소스SW 데이터베이스로, 오라클과 호환이 가능하고 관리도구 및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국내에는 마리아DB(Maria DB), 마이에스큐엘(MySQL) 등 오픈소스 DB가 오라클과 같은 상용 DB시장을 공략해 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오라클의 국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 점유율이 60%를 상회할 만큼 절대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오픈소스 DB를 활용한 대형 구축사례가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KTDS는 그동안 PPAS를 KT 내부 시스템에 적용하는 사업을 수행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왔다. KT는 그룹사 내 표준 DBMS로 PPAS를 선정해 향후 진행되는 대부분의 내부 사업에 PPAS를 도입할 계획이다.
은행과 더불어 대규모 IT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통신업계 큰 손 중인 하나인 KT가 PPAS의 도입 사례를 늘려가고 있는 만큼 그 자체로 대형 구축사례를 확보했다는 것이 KTDS의 설명이다.
실제 KT는 현재 30개 시스템에 적용됐던 오라클DB를 PPAS로 대체한 상황이다. 예약판매시스템, KT홈페이지도 PPAS로 운영 중이다. 손 상무는 “KT에서 가장 중요한 전국망 회선인증시스템인 ‘신인증시스템’에도 오라클 DB를 PPAS로 대체했으며 이를 포함 30개 시스템을 대체해 2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오라클DB 전환사업에 힘입어 EDB의 글로벌 넘버2 고객이 되기도 했다. EDB의 고객사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은 미국 스테이트팜보험(State Farm Insurance)으로 전 시스템의 DB를 PPAS로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메인 DB로 PPAS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금융권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KTDS의 생각이다. 손 상무는 “비씨카드 등 그룹 내 금융사를 대상으로 PPAS를 제안하고 있다”며 “이밖에 인터넷 전문은행 시스템에도 PPAS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우 시스템 구축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인데 오라클과 같은 상용DB 보다 저렴하고 안정성이 검증된 시스템이 유리하다는 것이 손 상무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KTDS의 PPAS를 중심으로 한 오픈소스 사업이 단순한 실험에 그치지 않고 차세대 주력 수익모델로 육성하기 위한 전방위적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KTDS는 현재 KT의 차세대 BIT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 사업이 완료되면 프로젝트에 투입됐던 인력들의 재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수년 간 KT의 차세대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온 KTDS로선 새로운 수익모델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으로 특히 KT넥스알 등 빅데이터 신사업을 이끌어 온 회사를 자회사로 두는 등 네트워크를 제외한 KT의 IT역량이 집중되고 있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과 같은 신규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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