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국내 스토리지 시장의 강자, 한국EMC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지난해 각각 5%, 18% 감소한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업체는 국내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에서 약 6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오랜 기간 선두를 지키고 있으나 양사의 주력이던 고사양(하이엔드) 제품 판매 감소 등으로 인해 매출 규모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의미에서는 점차 장비(하드웨어) 중심의 영업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IT시장조사기관 IDC의 최근 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한국EMC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5%, 18.3% 감소한 3234억원과 2215억원을 기록했다. 한국EMC보다 효성인포메이션의 감소폭이 더 컸다.
효성인포메이션은 효성과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가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합작법인이다. 효성인포메이션은 지난 5년 간 매출액 중 최저인 2215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7% 감소한 158억원에 그쳤다. 순이익 역시 35% 감소한 111억원으로 마무리했다.
한국EMC의 경우는 이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다. 매출은 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85억원, 순이익은 64%나 늘어난 95억원을 기록했다.
ID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EMC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히타치)은 국내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에서 전년 대비 각각 11%와 13% 감소한 약 1600억원 및 87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EMC가 37%, 효성인포메이션이 2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60%에 육박한다.
특히 판매금액 25만달러(한화로 약 2억7000만원) 이상인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스템 시장에서 양사의 점유율은 80%에 가깝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EMC는 이 시장에서 27%, 효성인포메이션은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IDC 스토리지 담당 박예리 선임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지난 2013년까지 금융권의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 구축이 마무리되면서 하이엔드 스토리지 장비 시장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하이엔드 시장은 중형급(미드레인지) 시장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극심한 가격 경쟁 및 하드디스크(HDD) 등 저장매체의 가격 하락도 매출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 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의 평균판매단가(ASV)는 기가바이트(GB)당 1061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12.3% 감소했다. EMC의 경우 9% 감소한 1281원, 효성인포메이션은 963원으로 33.2%나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양사가 판매하는 스토리지 시스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한국EMC의 경우 지난해 스토리지 장비 판매에 따른 매출이 전체의 50%, 효성인포메이션(히타치)은 39%에 불과하다.
현재 한국EMC는 스토리지 이외에도 관련 소프트웨어(SW), 보안(RSA), 문서중앙관리(ECM) 등 다양한 솔루션을 판매하고 있다. 이 매출이 전체의 절반에 달한다.
또한 효성인포메이션의 경우는 몇 년 전부터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히타치 스토리지 이외에도 자체 개발한 솔루션이나 오라클과 바이올린메모리, 화웨이 등의 총판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서비스 매출도 높은 편이다. 이처럼 양사의 수익 구조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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