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감소 추세에 있던 전세계 스토리지 시장이 지난 3분기(2014년 7월~9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더니 4분기(10월~12월)에는 완연한 회복세를 기록했다. 물론 한 해의 막바지라는 시기적인 요인도 있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위한 하이퍼스케일(초대형) 데이터센터 수요도 관련 시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전세계 외장형 디스크 스토리지 시장(매출 기준)은 지난해 1분기(1월~3월)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하며 관련 업계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이어 2분기(4월~6월)에도 1.4% 감소세를 이어나갔으나 3분기 0.9%(전체 디스크 스토리지로는 5.1% 증가) 소폭 늘어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4분기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71억490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버에 탑재된 디스크까지 포함한 전체 디스크 스토리지 매출은 이보다 높은 7.2% 늘었으며, 용량 기준으로는 43.7%나 늘어난 31.8엑사데바이트(EB)를 기록했다. 2014년 전체로는 3.6% 늘어난 362억달러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에릭 쉐퍼드 IDC 스토리지 담당 이사는 “연말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영향을 끼치면서 지역별로 좋은 성과를 냈으며, 중형급 제품에서의 수요가 늘었다”며 “이와 함께 초대형 데이터센터용 스토리지 제품의 성장이 시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외장형 스토리지 및 전체 스토리지 시장에서의 선두는 여전히 EMC의 몫이었다.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에서 EMC는 32.9%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굳건한 1위 자리를 지켰다. 매출도 3.3%나 늘었다. 뒤이어 IBM이 11.7%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지만 매출은 7.2% 감소했다. 넷앱(10.7%)과 HP(9.6%)가 각각 3, 4위에 올랐으며,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는 8.1%의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다.
또한 서버에 탑재된 디스크까지 모두 합친 전체 디스크 스토리지 시장에서 역시 EMC는 22.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1위 서버업체이기도 한 HP가 13.8%의 점유율로 2위, 델이 9%로 3위에 올랐다. IBM 역시 9%의 점유율로 델과 공동 3위에 올랐으나 매출은 23.8%나 감소했다. 이는 지난 10월 레노버로의 x86 서버 사업이 완료되면서 관련 매출이 그대로 빠져나갔기 때문. 5위는 7.2%로 넷앱이 차지했다. 제조사개발산(ODM) 업체 매출도 39.4%나 늘었다.
다만 올해에도 전세계 스토리지 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기업들의 시스템 구매 수요가 주춤한 상황이며,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서비스 기업들도 오픈 하드웨어 추세에 따라 ODM 위주의 구매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대표적이다. 이는 EMC 등 기존 고가의 스토리지 장비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용량 자체는 늘더라도 매출 기반의 시장 규모는 줄 수 밖에 없다.
하드디스크(HDD) 대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혹은 플래시메모리를 100% 탑재한 올 플래시(All Flash) 스토리지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도 하드디스크(HDD) 기반 스토리지 시장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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