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계에 제2의 이메일 서비스 전쟁이 벌어진다. 모바일, 소셜, 클라우드 등 새로운 컴퓨팅 환경이 도래하면서 기존의 이메일 서비스에 변화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IBM 등 이메일 업체들은 최근 잇달아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새로운 전쟁을 대비하는 중이다.
현재 이메일 시장은 중견기업 이상의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중소기업 및 개인 시장에서는 구글이 지배하고 있다. 과거 기업용 이메일 시장의 강자였던 IBM은 다소 약세를 보여왔다.
이에 IBM은 최근 버스(Verse)라는 새로운 이메일 서비스를 선보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버스는 소셜 이메일이며, 클라우드, 애널리틱스, 보안까지 결합된 이메일 서비스다. IBM은 버스 개발에 1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했으며, 전세계의 50개 이상의 고객사와 파트너들이 IBM 버스 개발에 협력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IBM 버스는 이메일, 미팅, 캘린더, 파일공유, 문자 메시지, 소셜 업데이트, 화상 대화 등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하나의 협업 환경으로 통합했다. 이메일에 있는 다양한 콘텐츠에서 특정 정보를 지정해 검색할 수 있는 ‘다면 검색(faceted search)’ 기능도 갖췄다. 모바일과 웹 환경에 최적화됐으며, 클라우드를 통해 도입이 용이하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한국IBM 한찬석 사업부장은 “애널리틱스와 클라우드, 소셜, 모바일 기술은 개인적인 삶에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의사 결정,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과 공유, 팀 간의 협업 등 업무 방식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라며 “IBM 버스는 단순한 메시지와 메일함 관리 기능을 넘어서 효율적인 직원들의 업무 참여와 소셜 협업 환경을 제공해 업무 방식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차세대 협업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기업용 이메일 시장의 최강자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메일에 적지 않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일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인 어컴플리(Acompli)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2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어컴플리는 안드로이드, iOS 등에서 구동되는 모바일 이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의 이메일을 어컴플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MS 부사장 라제쉬자는 블로그를 통해 “사람들이 언제 어디에서나 환상적인 이메일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서 ‘클러터’라는 새로운 이메일 부가 서비스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이용하면 중요 메일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자동 분류되고, 중요하지 않은 메일은 클러터 폴더에 저장된다.
구글도 지난 10월 인박스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인박스는 역시 인공지능을 통해 지메일의 자동분류를 강화한 서비스다. 영수증, 은행 거래내역서, 비행기 시간 확인, 사진 등 다양한 이메일을 자동으로 분류해 준다. 온라인으로 음식점 예약을 해서 확인 이메일을 받으면 여기에 음식점 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보여 주고, 항공권 예약을 하면 체크인을 할 수 있는 링크도 뜬다.
이처럼 글로벌 SW 기업들이 이메일에 투자하는 이유는 여전히 이메일이 기업 내에서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툴이기 때문이다. IDC에 따르면 이메일은 단일 협업 툴로서는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엔터프라이즈 이메일 시장 규모는 2017년에는 4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BM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하루에 1080억 건의 업무 메일이 발송되며, 직원들은 받은 메일함을 평균적으로 한 시간에 36번 확인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받은 메일 중에서 14 퍼센트만 중요도를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제2의 이메일 전쟁은 이 86%의 비효율을 제거하는 경쟁이 될 전망이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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