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KISTI·다산네트웍스 등 산·학·연·관 공동 협력 프로젝트 성과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다양한 무선 액세스포인트(AP)와 호환되는 무선랜 컨트롤러가 국산 기술로 처음 개발됐다. 민·관 협력 프로젝트로 추진해 거둔 성과로, 향후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외산 장비 대체효과가 기대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주도로 다산네트웍스, 충남대학교·한밭대학교 등 산·학·연이 공동 추진해온 이른바 ‘멀티 AP 컨트롤러’ 표준 기술규격과 시제품이 개발돼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와이파이(WiFi) 기지국 역할을 하는 다수의 AP를 관리해 지능적인 운용을 가능케 하는 무선랜 컨트롤러는 대규모 무선 인프라 구축에서 사용되는 핵심 장비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조사별로 서로 다른 무선 AP와 컨트롤러 장비 간 상호운영성이 확보돼 있지 않아 주로 단일 제조사 장비로만 구축이 이뤄져 왔다.
이번 ‘멀티 AP 컨트롤러’ 개발로 그간 호환성이 확보돼 있지 않아 지적돼온 중복 투자와 관리부담 증대, 장비 종속성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우선 작년부터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전국 시·도 교육청과 초·중·고교에서 디지털교과서 활성화를 위한 스마트교육 무선 인프라 구축 사업에서 상당한 예산 절감효과와 외산 대체효과가 기대된다.
더욱이 국내 무선랜 시장 대부분을 외산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호환성이 보장되는 경쟁력 있는 국산 컨트롤러 장비가 개발돼, 학교뿐만 아니라 향후 통신사, 공공기관, 기업 등 전 시장에 걸쳐 외산 대체효과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와 KISTI는 이번 협력 프로젝트로 개발한 ‘멀티 AP 컨트롤러’ 표준 기술규격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통신장비 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AP 장비 제조사들도 호환성을 확보해 관련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개발된 시제품은 성능 검증도 이미 마친 상태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실시한 인증테스트를 실시했고, 광주과학기술원과 전라남도 광주에 위치한 금구초등학교에서 사용성과 운용환경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호환성이 보장돼 있지 않았던 무선랜 장비 문제로 인한 시도 교육청과 학교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작년 12월 산·학·연·관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발족해 7개월간 ‘멀티 AP 컨트롤러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무선 컨트롤러와 AP의 상호운영성 확보 작업을 추진해 왔다.
프로젝트에는 교육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멀티 AP 컨트롤러 모델 개발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 협의체 운영 총괄과 기술적 검토 및 참여사간 조정 역할을 담당했다.
충남대학교, 한밭대학교, 광주과학기술원(NIST)에서 모델 규격 검토 및 기술자문을 수행했다. 통신장비 기업인 다산네트웍스 등은 모델 개발과 시제품 제작, 상호운용성 검증을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 수행으로 개발된 ‘멀티 AP 컨트롤러’ 제품은 컨트롤러와 AP 사이에 표준 프로토콜 기술이 탑재된 국내 최초 모델이다. 서로 다른 제조사간에 상호운영성을 보장한 무선랜 장비 개발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관련업계에서는 현재 ICT진흥특별법이 제정되며 정부가 공공 조달시장의 국산 장비 사용률 제고를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산 사용률이 20%대에서 정체된 가운데, 이번 교육부의 사례가 관이 주도해 국산화를 유도하고 국내 산업 활성화를 도모했다는 점에서 앞선 행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한 다산네트웍스 관계자는 “현재 학교에서는 90% 이상의 무선랜 장비가 외산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번 개발로 특정 외산 브랜드에 학교 무선인프라가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씻고 국내 업체들도 사업 기회가 열리게 됐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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