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진영 논리가 있었지만 대화와 타협, 신뢰를 바탕으로 무난하게 운영된 것 같다. 새 위원장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잘 해나갈 것으로 믿는다.”
2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들이 임기를 마치고 퇴장했다.
방통위는 25일 오후 2기 방통위원의 이임식을 열었다. 이날 위원장 직을 내려놓는 이경재 위원장은 시원섭섭한 마음을 직원들에게 전했다.
이 위원장은 “여러분과 함께 했던 1년은 행복이었다”며 “제 삶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언론, 방송에 마지막 정열을 쏟았다”고 회고했다.
방통위는 출범 이후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방송, 언론 자유를 위해 부끄럽지 않은 정책을 펼친 것으로 자평했다.
그는 “아직도 방송을 볼모로 잡으려는 진영 논리가 방송, 언론 자유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나름대로 방향은 제시했다”며 “방송은 장악해서도 안되고 장악할 수 도 없는 만큼, 어느 진영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KBS 수신료 인상에 마지막까지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시청률 경쟁과 광고주 영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수신료 중심의 재원구조가 돼야 한다”며 “KBS 수신료 조정안이 국회에 접수됐고, 국회의 현명한 결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KBS 수신료 문제를 비롯해 보조금 및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남아있는 직원들의 숙제가 됐다”며 “방송통신 발전에 더 큰 공을 세울 수 있도록 새로운 위원장, 상임위원들을 잘 지원해달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진영 논리로 풀기 어려웠던 문제들도 원만하게 해결된 것은 대화와 타협, 그리고 신뢰의 바탕에서 협조했기 때문”이라며 “지난 1년간 방통위 만큼, 소통의 묘를 발휘한 곳도 많지 않다”고 자부했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송년회 건배사인 “이멤버, 리멤버”로 이임사를 마무리했다. 지금의 멤버와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다시 기억하고 만나자는 뜻으로 이 위원장의 단골 건배사다.
이날 이임식에서는 직원들의 감사패 이외에 방통위 직원 합창단이 고별의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됐다. 김대희 상임위원은 직원들의 노래를 휴대폰 영상에 담는 등 특색있는 이임식에 방통위원 모두 감동스러워했다.
이임식 이후 상임위원들은 기자실에 들려 출입기자를 격려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방통위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마무리했다. 양문석 상임위원은 현관 앞까지 마중나온 직원들에게 90도로 인사하며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는 남아있던 1명의 방통위원에 이기주 인터넷진흥원장을 내정해 3기 위원들의 조각이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방통위가 국회에 고삼석 후보자에 대해 자격미달을 이유로 재추천 의뢰서를 보내 3기 방통위원 구성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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