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비트코인 ATM 기기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날. 카페에 설치된 비트코인 ATM 기기를 처음 본 사람들의 대부분 반응은 “이거 망한 거 아니였어?”였다.
지난 7일 서울 오크우드호텔 지하 카페 세도나에 국내 첫 비트코인 ATM기기가 설치됐다. 비트코인 업체인 코인플러그가 발주하고 노틸러스효성이 ATM 기기를 공급했다.
공교롭게도 7일엔 ‘뉴스위크’가 비트코인의 창시자인 ‘사카모토 사토시’를 찾았다는 기사를 내보내며 진위논란에 휩싸인 날이다. 그에 앞서 몇 일 전에는 비트코인 최대 거래소인 ‘마운트곡스’가 파산했으며 캐나다 비트코인 은행인 플렉스코인은행은 거래가 중단됐다.
또, 싱가포르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20대 여성 사장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비트코인을 둘러싼 악재가 연이어 들려왔다.
국내 첫 비트코인 ATM을 접한 시민들의 반응도 최근 이러한 언론 보도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코인플러그 어준선 대표는 최근 KT의 고객정보 유출을 언급하며 “비트코인만큼 안전한 결제수단은 없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ATM 자체는 일반 ATM과 달리 은행 공동망에 연결돼있지 않다. 오로지 비트코인 거래소와의 거래가 가능할 뿐이다. 코인플러그는 비트코인 거래소 역할을 하며 ATM에 배치되는 현금도 코인플러그가 관리하게 된다.
당초 코인플러그는 첫 ATM 설치 장소로 강남과 명동 등지를 고려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삼성동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어 사장은 “새롭게 코엑스몰이 개장하게 되면 유동인구가 왕성해질 것으로 봤으며 또 근처에 카지노, 면세점 등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지역이란 점에서 이 곳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통상 ATM 기기에는 최고 7500만원까지 현금을 저장할 수 있다. 하지만 초기인만큼 사용률을 고려해 현금 운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어 사장은 “ATM 기기가 환류(입급한 현금을 자동으로 출금할 수 있게 배치해주는 ATM 기능)를 지원하므로 천만원 내외의 현금을 배치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코인플러그는 세도나에 설치된 ATM 운영을 위해 전담 직원을 배치할 계획이다. 어 사장은 “카페 운영시간을 고려해 7-8시 까지 전담직원을 배치해 비트코인에 대한 궁금증 및 사용방법 등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틸러스효성도 이번 비트코인 ATM 설치로 관심을 받고 있다. 노틸러스효성은 이번 코인플러그에 비트코인 ATM을 공급하면서 비트코인 ATM 구축사례를 확보하게 됐다.
현재 비트코인 ATM을 제작하는 업체로는 로보코인, 라마수 등 외국업체들이 주로 꼽히는데 여기에 노틸러스효성도 합류하게 된 것.
다만 이번에 노티러스효성이 공급한 비트코인 ATM은 새롭게 디자인 된 기계는 아니다. 노틸러스효성 관계자는 “기존 CD/ATM 기기와 외관상으론 동일하다”며 “일반 ATM과 달리 비트코인 환전을 위한 솔루션이 탑재됐다는 것이 다를 뿐”이라고 설명했다.
노틸러스효성은 비트코인의 구매와 판매가 가능하게 ATM을 이용해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거래 특성상 QR코드를 이용하므로 이에 대한 H/W 개발을 지원했다.
세계에서도 선도적인 ATM 제조업체로 꼽히는 노틸러스효성은 해외 시장 진출 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됐다. 다만 노틸러스효성은 향후 테스트베드로서 이번 비트코인 ATM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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