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지난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치·경제·스포츠 등 각 분야에 걸쳐 올해 주목할 만한 인물 27명을 소개했다. 그런데 이중 한국 국적으로는 김연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두 명의 이름을 올려졌다.
김연아 선수는 올해 2월 소치(러시아) 올림픽이 열릴 예정이고 더구나 김선수가 피겨 여자싱글 올림픽 2연패의 여부가 주목할만한 관심사라는 점에서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이 부회장의 이름이 오른것은 다소 의외라면 의외였다. 여기에 거론된 인물들이 최근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포함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등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였기 때문이다.
WSJ는 "이건희 회장 외아들로 치열한 경쟁에서 삼성이 계속 정상을 지키도록 하는 임무를 맡을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을 선정한 이유를 달았다.
본인이 의사 여부에 관계없이 국내외 언론과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는 이제 이건희 회장보다는 이재용 부회장쪽으로 향하고 있는듯 하다.
삼성의 3세 경영승계와 그룹의 사업재편, 또 최근에는 삼성 위기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행보에 이전보다는 많은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이미 시장에선 이 부회장의 발언을 이전보다는 훨씬 무게를 실어서 해석하고 있고, 또 그 속뜻을 풀어내는데도 더욱 신중해진 듯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임 임원들 초청 만찬을 주재했다. 지난달 초 승진한 삼성 신임임원 331명은 이달 15일부터 삼성인력개발원에서 5박6일간의 일정으로 합숙교육을 가졌으며, 관례대로 마지막 일정으로 마련된 행사다. 역시 관례대로 이 부회장은 신임 임원들에게 시계를 선물했다.
이날 만찬에는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계열사 CEO들도 참석했다. 앞서 이건희 회장은 지난 4일, 신년 연찬회 등 국내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출국했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발언이 주목될 수 밖에 없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위기'를 강조했다. 이건희 회장의 위기론을 이제는 이 부회장이 보다 구체적으로 이어받은 모양새다. 이 부회장은 매년 신임 임원 축하 만찬에 참석해 왔으나 이날 발언이 유독 관심을 끈 것은 과거와는 분명히 달라진 단어의 뉘앙스 때문이다. 국내 많은 언론들도 이점에 주목했다. 물론 과거 만찬에서도 '자만하지말고 열심히하자'고 격려했지만 당시 분위기는 덕담 수준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올해는 삼성 주변에선 과거와 같은 느슨한 해석은 나오지 않고 있다. 결국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 위기론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는 전반적인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국증권은 21일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면서 투자 비중을 '시장 중립'으로 추천해 주목을 끌었다. '삼성전자의 이익 둔화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8조3천억원이 기대치를 크게 밑돈 수준이었다'는 게 그 이유였는데 주목할만한 것은 이러한 삼성전자에 대한 부정적 리포트가 국내 증권사에서 이제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사상 최대 실적을 자랑해왔고 코스피(KOSPI) 지수 영향력이 막강한 삼성전자를 까는(?)것은 BNP파리바 등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에서나 간혹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시장에서 삼성을 바라보는 눈이 차가워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이러한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은 20년전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과 같은 강력한 리더십의 역할로 귀결된다. 향후 10년후를 내다보고 차세대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한 해 수조원의 R&D(연구개발)비를 쏟아부을려면 강력한 리더십이 전제돼야한다.
삼성의 강력한 리더십과 관련,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 그리고 이건희 회장에 대한 정보는 넘쳐나지만 현재까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다. 나이가 젊어 자서전으로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긴 하지만 3세대 삼성을 이끌어갈 오너에 대한 정보가 크게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오히려 이 부회장과 관련한 과거 자료를 찾다보면 e삼성 실패와 같은 부정적 뉘앙스의 기사 자료나 에버랜드 전환사채 관련기사에 이 부회장이 간혹 언급되는 정도이고, 내용도 복잡해 일반인들이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이해하기도 힘들다.
그렇다고 삼성측이 이 부회장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도 아직까지는 특별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는듯 하다. 달라진 변화를 찾는다면 지난해 12월 단행된 임원 인사에서 그룹 미래전략실의 역할이 커지고 있고, 커뮤니케이션팀에 언론계 출신의 고위급 인사들이 추가로 영입됐다는 점이다. 이와관련 주변에선 삼성의 사업재편과 3세 경영승계에 따른 변화에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조용한 황태자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거친파도를 헤치는 강력한 리더로써 각인되는 것이 어쩌면 현재 삼성과 이 부회장에게는 난해한 숙제 가운데 하나일지 모른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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