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 31일자로 서비스 중단, 나머지 3개 은행도 중단 검토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2000년대 초반 국내 모바일 뱅킹의 시작을 알렸던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 방식 뱅킹 서비스가 빠르면 올해 안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업체의 2G 기반 WAP 뱅킹 서비스는 우리나라 모바일 뱅킹의 효시로 꼽힌다. 하지만 IC칩 기반 뱅킹 서비스와 이후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사용자수가 급감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스마트폰 뱅킹이 활성화되면서 2G폰에 기반한 WAP 뱅킹 서비스는 2004년부터 서서히 중단돼왔다. 하지만 일부 은행들이 고객 보호 등을 이유로 서비스 명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대두되고 있는 모바일 뱅킹의 보안 위협 등으로 WAP 기반 뱅킹 서비스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WAP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은행들은 서비스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
먼저 서비스 중단에 나선 곳은 우리은행이다. 현재 국내에서 WAP 뱅킹 서비스를 하고 있는 곳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으로 우리은행이 서비스 종료에 나서면서 다른 은행들의 WAP 뱅킹 중단 검토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5월 31일 WAP 뱅킹 서비스를 중단한다. 이를 위해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WAP 뱅킹 중단 사실을 고지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WAP 뱅킹 서비스를 중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서비스가 보안 위협에 그대로 노출돼있다는 점이다.
우리은행 스마트금융부 관계자는 “WAP 뱅킹은 고객 가입절차 없이 다운로드만으로 사용이 가능해 위협에 그대로 노출돼있다”고 밝혔다.
VM뱅킹이나 스마트폰 뱅킹이 영업점 방문이나 인터넷을 통한 가입절차가 의무화돼 있는데 반해 WAP 뱅킹은 단순 프로그램 다운로드만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또 조회나 이체 거래시 ‘인증서’가 필요 없다는 점도 약점이다. WAP 뱅킹의 유일한 보안 대응책은 ‘보안카드’ 이용으로 사실상 위협에 그대로 노출돼있다는 것.
고객 편의성도 문제다. 통신업체들은 3G에서 LTE로 통신 서비스를 전환하고 있는 상황에서 2G 통신망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따라서 관련 프로그램의 유지보수가 전혀 안될 뿐더러 2G 기반 기기도 시장에서 거의 사라진 상황이다.
실제로 KT의 경우 2G서비스를 아예 중단했기 때문에 WAP뱅킹을 사용할 수 없다. 국민은행도 이 때문에 WAP 뱅킹 서비스를 KT고객에게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보안 위협과 사용성 문제 탓에 WAP 뱅킹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은행들은 서비스 중단을 그동안 고민해 왔지만 기존 고객의 반발 등을 고려해 중단 시기를 놓고 저울질 해 온 상황.
하지만 우리은행이 서비스 중단에 나서면서 다른 은행들의 서비스 중단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국민은행도 올해 말 서비스 중단을 검토하고 있으며 다른 은행들도 중단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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