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최고의 국산 소프트웨어업체로 평가받고 있는 투비소프트. 이 회사의 송화준 전무는 최대 주주이자, 창업자다. 또한 그는 투비소프트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이기도 하다.
지난 2000년 창업 이후 투비소프트는 국내 최고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 개발 툴 업체로 자리잡았고, 코스닥에 상장도 했지만, 그는 여전히 코딩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는 않고 있다.
투비소프트 연구소의 직원들과 만나면 송 전무는 다소 신격화 돼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직원들의 대화 속에는 송 전무에 대한 존경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송 전무는 미디어에 자주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국내에서는 꽤 성공한 소프트웨어 업체의 창업자이지만, 인터뷰 요청은 정중한 거절로 돌아올 때가 많다.
그러나 투비소프트의 기업공개 이후에는 송 전무도 조금 태도를 달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가 회사의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미디어에도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기자의 인터뷰 요청도 받아들여졌다.
지난 6일 송 전무 집무실에 들어섰을 때 매캐한 담배 냄새가 먼저 기자를 맞았다. 비흡연자인 기자에게 담배 연기는 때로 불쾌한 느낌을 주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컴퓨터 앞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골몰하는 개발자의 모습이 연상됐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투비소프트의 창업자이신데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창업 스토리를 좀 이야기해 달라.
“전 회사(쉬프트정보통신)에 있을 때 나이가 비슷하고 뜻이 맞는 4명이 함께 사업을 해 보자고 나와서 투비소프트를 시작했다. 현재의 최용호 사장과 김영현 전무, 김형곤 대표다. 김 대표는 회사 동료가 아니라 외부 컨설턴트였는데 우리와 많이 공감해서 같이 시작했다.”
- 한 회사 동료들끼리 사업할 생각을 한 이유는?
“지금도 그런 경향이 있지만 당시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업계가 SI(시스템통합)에 많이 종속돼 있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직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SI 프로젝트에서 나온 결과물을 상품화 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이런 제품들은 범용적으로 활용되기에 경쟁력이 약했다. 이런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싶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니 이런 방식으로 소프트웨어 개발한 회사들이 현재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것 같다”
- 창업 처음부터 UI/UX 쪽에 관심을 뒀나?
“아니다. 처음에는 모든 HTML 데이터를 모아 유의미한 정보를 스크래핑 하는 제품 ‘싸이밸류’을 만들었다. 요즘 이야기하는 비정형 데이터분석 또는 빅데이터 분석과 유사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 싸이밸류는 성공했나?
“성공하지 못했다. 우리가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IT거품이 꺼졌고, HTML 스크래핑 시장이 죽었다. 결국 사업 아이템을 바꿔야 했다. 싸이밸류를 하면서 UI나 UX(사용자경험)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에 회사 방향을 UI/UX로 바꿨다.”
- UI/UX 분야에는 투비소프트가 성공을 거뒀다. 국내에서는 UI 개발 툴 시장 1위에 올랐다. 앞으로 투비소프트 제품의 비전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UI/UX는 IT 시스템의 보조 역할에 머물러 있었다. IT의 중심은 서버 기술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10년은 UI/UX 시대가 될 것으로 본다. UI/UX가 비즈니스 시스템의 중심 축이 될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내 놓은 제품은 UI 개발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앞으로는 UX 수준으로 제품을 끌어올릴 것이다. 예를 들어 업무 메뉴를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비즈니스를 혁신을 가져올지 담아내는 제품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엔니지어나 개발프로젝트 담당하는 사람들이 막연하게 머릿속에 담아왔던 것을 제품에 담겠다.
또 지금까지 UI 툴은 정형 데이터를 보여주는 역할을 했지만 비정형 데이터까지 담아내는 데이터 통합 플랫폼, 모바일부터 PC까지 모든 디바이스를 통합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부터 유지보수, 피드백까지 연결되는 일종의 비즈니스 통합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 투비소프트의 비전이다.”
- 최근에 투비소프트는 해외 시장 진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에서는 X인터넷, 리치인터넷애플리케이션(RIA) 등이 발전하면서 이 시장이 성숙했지만 세계적으로는 이 시장이 이제 겨우 시작하는 단계다. 우리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내 업체들 제품의 기술이나 사용성은 어도비시스템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 업체들보다 이미 앞서 있다.
국내 업체들의 단점은 글로벌 표준이 정해지기 이전부터 이 사업을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비표준 기반의 제품이라는 점이다. 우리도 마이플랫폼(X인터넷제품) 시절에는 비표준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도 표준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했다. 우리가 새 제품들은 표준 스펙을 준수해 가면서 우리가 잘 해왔던 노하우를 녹였다. 우리가 글로벌 업체들보다 2년은 앞서 있다고 자신한다.
글로벌 업체들은 HTML5 등과 같은 표준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정도지만, 우리는 표준 기반으로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 지금도 코딩을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크리티컬한 부분이나 성능문제, 엔진코어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직접 코딩을 하기도 한다. 아직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 현실상 크리티컬한 부문까지 만질 수 있는 개발자는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IT트렌드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고 어떤 기술을 선점해야 할 지, 앞으로 10년 이상 발전해 갈 수 있는 방향을 결정하는 일이 CTO의 일이라고 봐야 한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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