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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LGU+, 영업할수록 손해…마케팅비 ‘딜레마’

- ARPU 증가 불구 이익 급감…시장, 구조적 모순·자정 능력 상실 탓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3사 모두 성적이 좋지 않다.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증가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가입자 유치를 위해 쏟아 부은 마케팅비 때문이다. 통신 3사는 그동안 수차례 마케팅 자제를 약속했지만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다.

6일 SK텔레콤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별도기준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970억원과 2500억원이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0.9% 상승 전년동기대비 3.3%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36.6% 전년동기대비 52.4% 줄어들었다.

SK텔레콤 실적 악화는 마케팅 때문이다. SK텔레콤은 3분기 1조350억원을 마케팅에 사용했다. 매출액 대비 33.4%에 달하는 금액이다. 전기대비 740억원 전년동기대비 2540억원을 더 썼다. 앞선 지난 1일과 5일 3분기 성적을 공개한 LG유플러스와 KT도 SK텔레콤과 별반 다를 바 없다.

LG유플러스는 K-IFRS 연결기준 매출액 2조8362억원 영업손실 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3% 전년동기대비 19.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적자전환이다. KT는 K-IFRS 별도기준 매출액 5조1610억원 영업이익은 4100억원이다. KT는 3분기 부동산 및 동케이블 매각으로 1640억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이를 제외하면 매출액은 4조9970억원 영업이익은 2460억원이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및 전년동기대비 각각 7.8%와 6.2% 올랐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및 전년동기대비 21.2%와 51.4% 급감했다.

이 기간 LG유플러스는 서비스 매출액 대비 27.7%인 4997억원을 KT는 서비스 매출액 대비 21.8%인 7940억원을 마케팅에 사용했다. LG유플러스와 KT는 유선 마케팅비도 포함돼있다. 하지만 지난 3분기 통신시장 경쟁 환경을 감안하면 이 돈 대부분은 무선 마케팅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3사 마케팅비 합산액은 2조3287억원이다. LG유플러스의 3분기 매출액에 근접하는 액수다. 유무선통신사업 매출액보다는 많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대부분 LTE 가입자 유치에 돈을 썼다. 3분기 말 LTE 가입자는 1172만명 2분기 말 709만명에 비해 463만명 늘었다. ▲SK텔레콤 233만명 ▲KT 132만명 ▲LG유플러스 98만명 증가했다. 3분기 말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는 5327만8317명. 2분기 말 대비 29만8717명 늘었다. 전체 가입자의 10%도 채 안되는 LTE 신규 유치를 위해 2조원을 쓴 셈이다.

LTE 가입자 증가는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상승을 이끌었다. 3분기 ARPU는 ▲SK텔레콤 3만3150원 ▲KT 2만9970원 ▲LG유플러스 3만565원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2분기와 6분기 연속 올랐다. KT는 9분기 만에 반등했다. 마케팅비를 줄이면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는 만들었다.

그러나 ARPU 중가가 수익으로 연결되는 시기는 불투명하다. 마케팅비 축소가 쉽지 않은 탓이다. 국내 통신 시장은 포화상태다. 성장을 위해 가입자를 뺏고 빼앗기는 싸움이 본격화 됐다. 서비스 경쟁 보다는 마케팅 경쟁이 주다. 한 쪽이 돈을 쓰면 다른 두 곳도 대응할 수밖에 없다. 자정 능력을 잃었다. 3분기 한 때 통신사 보조금은 80만원을 넘나들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 현장조사가 이를 멈춰 세웠다.

업계 관계자들은 “3사 영업 정지가 오히려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더 이상 시장에 맡기는 것은 무리”라고 자조 섞인 답을 내놨다.

한편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마케팅비를 통신비 부담 증가 주범으로 보고 있다. 법제화를 통해서라도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주무부처인 방통위의 통신 정책 실패가 시장 혼탁을 부추켰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통신사는 마케팅비와 통신비는 별개라는 입장이지만 대응논리가 마땅찮아 눈치만 보고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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