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흥 14라인서 28나노 공정으로 생산… 물량 점진적 증가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서 퀄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 생산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다.
퀄컴은 대만 TSMC의 수율 문제로 칩 공급에 차질을 빚어지자 삼성전자와 거래 관계를 맺었고, 최근 물량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올 연말 삼성전자 파운드리 물량에서 퀄컴 칩이 차지하는 비중은 5%를 상회할 전망이다. 애플과 거래 관계가 끊어질 수 있다는 위험 요인에도 불구,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거나 메모리 공장을 시스템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같은 ‘퀄컴 특수’를 잡기 위해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부터 기흥 14라인에서 28나노 공정으로 퀄컴의 최신 AP인 스냅드래곤 S4 시리즈를 월 5000장(300mm 웨이퍼 투입 기준)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퀄컴 요청에 따라 올 연말이면 이 규모는 1만장 이상으로 늘어난다.
낸드플래시에서 시스템 라인으로 전환된 기흥 14라인은 32나노 공정이 주력이다. 지난 3분기부터 전체의 약 20% 캐파를 28나노 공정에 할애하고 있다. 이른바 ‘퀄컴 파운드리 라인’이다. 28나노 공정의 3분기 초 생산 여력은 5000장에 불과했지만 연말이면 증산을 통해 1만장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삼성 반도체에 정통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모두 퀄컴 물량을 소화하는 데 쓰인다”라며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흥캠퍼스(S1), 미국 오스틴(S2) 라인의 증산 및 14라인 전환 등으로 올 연말 기준 삼성전자 파운드리 라인의 총 생산 여력은 작년 말(9만장) 대비 두 배 가량 확대된 17만5000장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전체 파운드리 사업 비중에서 퀄컴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말 5.7%에 이를 것이라는 계산이 나올 수 있다.
애플의 AP ‘A6’를 생산하기 바쁜 삼성전자는 ‘퀄컴 특수’를 잡기 위해 증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2조2500억원을 투입해 2013년 말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화성에 시스템반도체 신규 라인(S3)을 건설한다는 발표를 했다. 아울러 4조5000억원을 들여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사업장의 낸드플래시 라인을 시스템 라인으로 전환, 내년 말부터 양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지난 8월 삼성전자의 올해 파운드리 매출이 작년보다 50% 이상 늘어난 4조원에 근접할 것이라며 이 가운데 애플 비중은 85%를 이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퀄컴 외에도 엔비디아, ST마이크로 등 주요 팹리스 업체들과 파운드리 계약을 맺고 있다”며 “거래선이 다변화되고 있는 만큼 애플 비중은 자연스레 줄어들고 높은 의존도에 따른 위험 요인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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