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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걷어내면 위기?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지난 5일 삼성전자는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의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영업이익 8조원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기도 하다. 갤럭시 스마트폰의 판매 호조가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관장하는 IM(IT 모바일) 부문에서 5조원대 중후반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 노트2 등 신형 스마트폰 출시 효과로 4분기에도 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무선사업부를 제외한 다른 사업부들은 위기감이 적지 않다. 유럽의 장기 불황 등으로 제품 수요가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불안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혁신 제품의 부재, 성숙될 대로 성숙돼 더 이상 높은 이익을 기대할 수 없는 업의 한계를 해소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실적 신기록 행진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무선사업부 실적을 걷어내보면 삼성전자도 위기라는 것이다.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3분기 삼성전자의 IM 부문에서만 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부문 내에 포함된 PC와 카메라 사업은 성장통 혹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레노버, 애플 등과 함께 세계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던 삼성전자의 PC 사업은 올해 들어 양적 성장을 지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미 삼성전자 PC 사업부는 올해 출하량 예측치를 100만대 낮춘 180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 평균 보다는 높게 성장하는 것이지만, 지난 2~3년간 구가해온 초고성장의 기세는 올해부터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카메라 사업은 박상진 과거 디지털이미징사업부 사장(현 삼성SDI 사장)이 2012년 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올해 그 절반을 넘어서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 만큼 성장이 더디다는 뜻이다. 가전과 프린터 사업은 올해 들어 프리미엄 라인업(대용량 제품군, A3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들 사업에서 나오는 영업이익이 전사 실적에 큰 보탬이 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TV 사업은 올해도 1위가 확실시되고 있다. 7년 연속 세계 1위는 대기록이지만 이익 규모를 늘리기가 힘든 ‘업의 한계’는 부담이다. 2009년 발광다이오드(LED) TV로 영업이익률을 대폭 확대한 것처럼 새로운 무엇인가를 창출해야 한다는 1위의 부담감이 사업부를 짓누르고 있다. 모니터 사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액정표시장치(LCD)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다루는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은 원가절감,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의 포트폴리오 개선, 갤럭시 시리즈의 판매 호조에 따른 소형 AM OLED의 출하량 확대로 이익이 개선되고 있다. 다만 고해상도, 대형화, 휘어지는 AM OLED의 개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은 잠재적 위기 요인이다. LCD의 경우 더 이상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AM OLED의 기술 진보는 하루 빨리 이뤄져야 신시장 창출이 가능하고 후발 업체와 격차도 벌릴 수 있다.

TV 사업을 맡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가 OLED TV의 출시 시기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도 대면적 AM OLED 패널 생산에서 좀처럼 수율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트루 풀HD 스마트폰 경쟁이 벌어질 텐데 삼성 스마트폰에 탑재된 AM OLED 디스플레이의 해상도가 여전히 경쟁사 제품 대비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경쟁사들 모두 적자를 내고 있어 상당히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지만, 내부적으로는 위기감이 높다. 우선 28나노 D램 공정 전환이 더뎌 해당 사업에서 이익률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이미 상반기 삼성전자 D램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2년 만에 20%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생산 장비(노광)의 기술 진보가 늦어 10나노대로 미세공정 전환이 어렵고(D램은 20나노), 전환을 하더라도 생산성 향상 효과는 과거처럼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차세대 제품이 나오기 전인 향후 2~3년 동안 어떻게 원가를 절감하고 이익을 확보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익 확보를 위해 애플에 공급되는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품 비중을 줄였다곤 하나 공백을 메울 새로운 고객이 없다는 점은 큰 위험 요인이다. 애플은 삼성전자로부터 연간 8~10조원의 부품을 사가는 큰손인데 이만한 큰손은 현재 세계 어디에도 없다. 삼성의 부품 사업부는 세트 부문 경쟁자인 노키아나 모토로라가 다시금 살아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삼성전자는 남들이 적자일 때 이익을 내고, 이익을 내더라도 더 내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정도 되는 기업이라면 여기에 더해 스마트폰을 제외한 다른 사업 부문에서도 경기 불안과 업의 한계를 헤쳐 나갈 수 있는
혁신 제품 및 사업 모델을 더 많이 개발하고 발굴해야 한다.

[한주엽기자 블로그=Consumer&Prosu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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