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선진국 경기 불안 영향으로 글로벌 TV 출하량이 세 분기 연속 뒷걸음질을 쳤다. 이런 가운데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나홀로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며 시장 점유율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 세계 TV(LCD, PDP, CRT) 출하량은 5163만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 축소됐다. 역성장 추세는 작년 4분기부터 세 분기째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분기에도 전 세계 TV 출하량은 8% 축소됐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TV 시장의 축소 원인으로 선진국 경기 불안, 신흥 시장의 성장 정체를 꼽았다. 이 회사에 따르면 2분기 선진 TV 시장의 수요는 23%나 감소했다. 특히 디지털 방송 전환을 완료한 일본 시장의 경우 2분기 TV 출하량이 140만대 수준으로 부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7%나 줄어든 것이다.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했던 신흥 시장의 2분기 성장률도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중국 정부가 가전제품 보조금 정책을 시행하면서 TV 판매량이 6% 늘어났고, 동유럽 시장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폴 가뇽 디스플레이서치 연구원은 “글로벌 TV 시장의 부진은 유럽과 일본의 수요 감소가 가장 큰 요인”이라며 “신흥 시장에선 브라운관(CRT) TV를 액정표시장치(LCD) TV로 교체하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제품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저성장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제품별 출하량은 LCD TV가 2%,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가 26%, CRT TV가 36%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 매출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8.5%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상위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8%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15.2%의 매출 점유율로 2위 자리를 지켰다. 소니(8.3%)와 파나소닉(6.8%), 샤프(5.0%)가 삼성전자 및 LG전자의 뒤를 이었는데 세 업체의 매출은 32~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내수 시장이 줄어들면서 점유율과 매출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LCD 패널 업체들이 공급량을 줄이고 있어 세트 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시도해 TV 완제품 가격을 떨어뜨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보조금 영향으로 하반기 중국 TV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현지 TV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일본 업체들은 점유율을 크게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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