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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고 보라고?…지상파 N스크린 ‘푹’ 성공할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MBC, SBS의 N스크린 서비스인 ‘푹(POOQ)’이 KBS, EBS 등 전 지상파 콘텐츠로 확대됐다. 무료 서비스도 유료로 전환함에 따라 얼마나 많은 시청자가 돈을 추가로 내고 지상파 콘텐츠를 시청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상파 합작법인 콘텐츠연합플랫폼은 23일 유료화 및 전 지상파 콘텐츠로 영역을 확대한 ‘푹’ 서비스를 정식 론칭했다.

POOQ은 PC,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 N스크린을 통해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콘텐츠를 30여개 채널과 주문형 비디오(VOD)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가입자는 하나의 ID로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다만, 가정의 TV에서는 시청할 수 없다.

MBC, SBS, KBS, EBS 등 지상파방송 4사는 작년 7월 TF를 구성해 지상파연합플랫폼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논의 결과 지난 5월 콘텐츠연합플랫폼(주)가 설립됐다. MBC와 SBS가 각각 40억씩 투자해 50%의 지분을 갖고 KBS와 EBS는 콘텐츠만 제공하는 형태로 참여했다.

◆지상파 전용에 유료화로 승부?=새롭게 단장한 ‘푹’은 유료서비스다. 실시간 시청 상품은 월 자동결제 시 2900원(일반결제 3900원), VOD 무제한 상품은 월 8900원(일반결제 9900원), 실시간 채널과 VOD 결합한 패키지 상품은 월 9900원(일반결제 1만1900원)이다. 지상파측은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현대HCN의 판도라TV처럼 무료 N스크린 서비스도 있지만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N스크린 서비스들은 대부분 유료다. CJ헬로비전의 '티빙'이나 통신사의 N스크린 서비스인 '올레TV나우팩', 'U+HDTV' 등도 유료로 제공된다. 대부분 월정액 5000원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들 유료 N스크린 서비스는 '푹'에 비해 채널이 많다. 케이블TV나 IPTV에 들어가 있는 채널들을 함께 시청할 수 있다. 여기에 가격은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통신사들이나 케이블TV 사업자들은 다양한 결합상품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있다.

예를 들면 LG유플러스의 경우 월 5000원에 티켓플래닛, 통화연결음·인사말 필링, U+박스 100GB 외에 실시간 방송·최신 영화·TV 다시보기 등의 VOD를 시청할 수 있는 U+HDTV를 묶어서 제공하고 있다.

만약, '푹'의 VOD 상품이 TV에서도 적용되는 것이라면 상황이 다를 수 있겠지만 '푹'은 PC, 모바일 기기 및 태블릿 등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앞으로 TV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럴 경우 기존의 VOD 매출을 잠식할 수 있다.

지상파 전용 N스크린 과연 성공할까?=지상파 방송사들은 지상파방송4사의 저작권을 안정적으로 보장받기 때문에 단기간에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 업계간 저작권 갈등을 감안할 때 가장 파워풀한 지상파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부족한 콘텐츠는 티브로드, 씨앤앰 등 N스크린 서비스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방송사업자들을 통해 해결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이미 수신료를 납부해 지상파 콘텐츠에 대한 비용을 지불했다고 생각하는 국민 정서나, 케이블이나 통신사들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다수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현재의 방송통신 시장 환경은 지상파 전용 유료 N스크린 서비스에 유리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지상파 방송사들이 콘텐츠로 IPTV 사업자인 통신사들을 압박했다면 반대로 앞으로는 통신사들이 네트워크 관리권한을 이유로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에 대해 네트워크 속도제한 정책을 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통신사들에게 상당한 네트워크 관리 권한을 부여할 예정이다.

결국, '푹'의 성공은 시청자들이 지상파 방송사들이 정한 가격에 대한 거부감 수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이미 유료방송에 가입했고, 시청료를 납부한 상황에서 또 다시 지상파 콘텐츠를 돈 내고 보라는 지상파 방송사들에게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푹’의 미래도 결정될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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