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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라이브 2012] 챔버스 “태블릿 중단 9개월 전에 결정, 스토리지 인수 관심없다

- 존 챔버스 회장 “유럽발 경제위기, 네트워크·기술 투자로 극복”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태블릿 ‘시어스(Cius)’는 9개월 전에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넷앱 인수? 스토리지 업체는 인수하지 않을 것이다.”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CEO)이 12일(현지시간)부터 14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되는 ‘시스코 라이브 2012’ 행사 기간 전세계 기자들이 갖고 있던 이같은 궁금증을 명쾌히 풀어줬다.

유럽발 경제위기 우려가 확산되는 현 상황에서 각국 정부에 “네트워크와 기술 투자”로 극복 방안을 제시했으며, 저가 스위치로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중국 업체와 관련제품에 대해선 “결국은 더 비싼 제품”이라며 “‘모방’ 기술로는 성장 한계가 올 것”이란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2분기부터 호실적, “변화의 결실”=이번 행사 기조연설에서 기업의 ‘변화와 혁신’을 크게 강조했던 존 챔버스 회장은 기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먼저 지난 1년 반 동안 시스코가 사업구조와 조직을 재편하며 기울여온 변화의 노력에 대한 성과를 알렸다.

그는 “변화를 시도했던 12~18개월 동안은 쉽지 않은 시기였지만, 올해 2분기부터 좋은 실적을 나타내면서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시스코는 지난해 초 소비자(B2C) 사업을 중단하고 일부는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라우팅·스위칭·서비스 ▲데이터센터·가상화·클라우드 ▲비디오(영상) ▲협업 ▲비즈니스 전환을 위한 아키텍처 5대 사업에 주력해 왔다.

그 후 1년 반. 최근 시스코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고, 주가도 호전되는 추세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올 회계년도 2·3분기 연속으로 향상된 실적을 내놨다.

당시 변화를 결정한 배경에 관해선 “시스코는 보다 효율적인 운영방식과 더불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균형잡힌 형태로 혁신을 이룰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챔버스 회장은 “시스코의 능력은 시장 변화를 잘 감지해 혁신을 주도하는 것에서 나온다”며, “고객은 시스코가 나아갈 방향을 잡아주는데 더 큰 역할을 하고 있어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고객과의 연계를 강화해 변화하는데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해 말했다.

◆유럽발 경제위기 영향, “네트워크·기술 투자로 극복”=최근 실적은 향상됐지만 시스코는 기대보다 부진한 4분기 실적 전망을 내놨다. 미국 증권가 전문가들은 전년 대비 7% 늘어난 분기 매출을 예상했으나, 시스코는 2~5%가량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4분기 예상매출은 114억달러에서 118억달러이다.

그 이유는 최근의 유럽의 경제위기와 세계적인 경기침체 때문이다.

챔버스 회장은 “시스코 사업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유럽의 불황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남유럽에서 시작된 불황이 유럽 중·북부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어,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기 극복을 위해 IT기술에 투자한 사례를 언급하며, 오히려 성장엔진을 확보할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내비쳤다.

챔버스 회장은 유럽 등 세계 각국의 경제위기 극복 해법으로 “네트워크와 IT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기술을 통해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으로 상황을 개선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한국은 네트워크가 국가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대표 사례”라며, “한국의 브로드밴드 구축은 국내총생산(GDP)의 1%가량을, 송도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0.5%를 기여하고 있어, 기술투자가 경제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어스’ 투자와 중단, 바람직 “투자 안하는 것이 더 위험”=한편, 최근 중단한 기업용 협업 태블릿 ‘시어스’ 사업 중단과 관련해 “9개월 전에 결정했다”고 챔버스 회장은 밝혔다.

그는 “특정 시장에 진입한 후 초기에 예상했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타사와도 차별화하지 못한다는 점을 깨닫는다면 사업을 접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시어스’에 했던 과감한 투자는 바람직했다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시스코는 디바이스(기기), 음성, 비디오(영상)를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스코는 ‘시어스’ 투자와 사업은 중단했지만 다양한 디바이스·운영체제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협업 플랫폼인 ‘재버(Jabber)’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챔버스 회장은 “‘시어스’를 통해 시도했던 목표는 기업 직원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었으며, ‘재버’를 통해 고객이 생산적인 모바일 근무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챔버스 회장은 “보통 인수합병(M&A)을 진행하는 기업의 90%가 성공을 거두지 못하지만 시스코는 5개 중 3개의 기술 통합은 성공하고 있어 평균 이상의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기업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투자하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스토리지, 파트너십 유지 “1~2위 시장에만 진출”=챔버스 회장은 시스코의 3대 혁신 전략(Buy, Build, Partner) 가운데 하나인 ‘인수합병(M&A)’ 원칙도 밝혔다.

그는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는 시장에만 진입한다는 명확한 기술 혁신 전략을 갖추고 있으며, 시스코가 1위 또는 2위를 차지할 수 있는 시장에만 진입한다”고 말했다. 스토리지 사업의 경우엔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최근 스토리지 업체인 넷앱을 오라클이 인수한다는 설이 흘러나오면서, 시스코가 인수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챔버스 회장은 “스토리지 시장은 파트너십을 통해 진입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EMC·넷앱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트너십에 의한 결정이 성공적이라는 점도 부각했다.

그는 “EMC와의 VCE 협력으로 개발한 ‘브이블록’은 대형기업과 통신사업자 통합형 솔루션 시장 도입 1위 제품으로 자리를 잡았고, ‘플렉스포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업계 리더들과 협력해 우수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법이 현명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브이블록’ 고객은 500개, ‘플렉스포드’는 1000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저가제품은 오히려 더 비싼 제품, 혁신과 성장 한계”=화웨이 등 저가정책을 펼치며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기업들에 대해선 “지적자산을 침해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는데, 모방은 혁신이 아니다”라며, “그같은 기술로 성장하는데 반드시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챔버스 회장은 “저가 제품을 사용한 기업이 3년이 지난 시점에 들어가는 관리 비용을 고려했을 때 더이상 싼 제품이 아니게 된다. 시스코 고객은 장기적으로 더 나은 효율성과 관리, 유지보수 측면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저가 제품 제공기업들이 약속하는 혁신이 과연 혁신인지 의문을 갖고 있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샌디에이고(미국)=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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