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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요금인하 압력…해법은 MVNO·자급제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2-05-10 08:14:54
- [긴급 진단] ICT 생태계 근간 통신산업이 흔들린다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LTE에도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하겠다” “기본료와 가입비는 폐지돼야 한다”, “와이파이존을 공동으로 사용해야 한다”
4.11 총선 이후 각 정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통신요금 인하 등 정책의 구체화에 나서면서 통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9일 LG유플러스를 마지막으로 1분기 실적발표를 마친 통신업계 분위기는 암울하다. 지난해 기본료 인하 타격이 반영된데다 고가의 스마트폰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스마트폰 요금 할인제도도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여기에 예상보다 빨리 도래한 LTE 통신환경으로 네트워크 투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반면, 가계통신비가 늘어난다고 하는데도 가입자당 매출은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KT는 올해 1분기까지 7분기 연속 가입자당 매출감소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영업이익이 개선되기 힘든 구조이다.
앞으로 이동통신 업계에 펼쳐질 환경도 낙관적이지 않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며 실적개선을 기대했지만 단말기 보조금을 요금할인으로 돌린 것이 부메랑으로 작용하고 있고, 폭증하는 트래픽에 따른 투자 증가, 망중립성 논의에 따른 불투명성 등도 위험요소다.
특히, 통신업계는 올해 총선에서 나온 통신비 관련 공약과 향후 구체화될 대선 공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이 물가불안 해소, 서민경제 활성화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통신비 인하 이슈는 올해도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LTE 무제한 요금제 도입, 이통사간 접속료 인하 등을 제시했고 민주통합당은 가입비 및 기본료, 문자요금 단계적 폐지에 와이파이 공동 사용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19대 국회가 개원되면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세부 실천방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반복되는 여의도발 통신료 인하 요구…업계는 죽을 맛=여의도발, 정치권의 통신료 인하 요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가입비, 보증금, 기본료 등 통신비용과 관련한 인하 논의는 경쟁 활성화 정책보다는 정치권 이슈에 의해 결정됐다.
이명박 정부 역시 출범하면서 통신료 20%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공약은 달성됐다”라고 밝히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범위에 관해서는 정확한 기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그동안 정치권이나 방통위 고위층들은 시장경쟁 상황이나 산업측면에 대한 이해 없이 기본료 인하 등을 업계에 요구해왔고, 실제 기본료 및 문자요금 등에 대한 인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통신업계에서는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기본료 등에 대한 인하를 비롯해 초당과금제 도입, 문자요금 인하 등이 이뤄진 만큼, 올해는 요금인하 역풍을 피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다.
여전히 심상치 않은 물가 덕에 통신비는 정치권의 도마에 다시 오른 상태다. 국민 모두가 휴대폰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서민경제에 직결되고 파급효과 역시 매우 크기 때문이다.
◆MVNO·자급제 마련됐는데…=하지만 요금에 민감한 소비자 단체나, 방통위 내부에서조차 인위적인 요금인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통신비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는 거리가 멀다”며 “물가안정 차원에서 요금을 인하한다는 생각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통신요금 인하 논란이 반복되는 것은 시장에서의 경쟁상황이 대등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시장경쟁 정책과 요금인가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 역시 “재판매 시장 활성화, 선불카드, 자급제 등이 해법”이라며 “무조건 내리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도 “LTE에 무제한 데이터 요금을 도입한다면 유선인터넷 시장의 붕괴는 물론, 천문학적인 투자비를 감당할 수 있는 사업자는 아마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불명예 퇴진한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의 뒤를 잇고 있는 이계철 위원장 역시 단말기 자급제 및 이동통신 재판매(MVNO)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고 활성화 된다면 요금인하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계철 위원장은 최근 전체회의에서 “(요금인하는) 정부가 간섭하기 보다는 시장기능을 통해서 달성해야 한다. 위원회가 재판매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당장의 시장 활성화는 물론, 장기적인 성장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재판매 활성화 정책과 자급제를 양대축으로 해서 국민들이 이동전화를 편리하고 싸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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