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내년 1월 1일부터 지식경제부 고시인 ‘대기업인 SW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는 사업금액의 하한’의 개정안이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IT서비스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10월 말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전략’을 발표,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업체들의 공공시장 참여를 단계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번 대기업 참여하한제의 강화 적용은 공공 SI 시장의 대기업 참여를 전면 제한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 중 가장 먼저 실행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매출 8000억원 이상 대기업은 80억원, 8000억원 미만 기업은 40억원 이하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고시 적용을 받게되는 IT서비스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내년도 공공SI 사업이 대부분 상반기 중으로 집행될 예정으로 대응책 마련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정부의 입장은 강경하다. 최근 지식경제부 홍석우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내년도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그동안 지경부가 추진한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전략’을 차질없이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IT서비스 관련 산업단체들의 의견수렴과 개진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의 입장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진행된 SW관련 행사에서 “뼈를 깎는 심정으로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길 기대한다”며 사실상 정부의 정책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IT서비스업계에서는 당장 공공 SI시장에서의 수익성 악화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따라서 정부에 대한 불만도 차츰 높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산업을 정부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형사업의 경우 중소 업체가 프로젝트의 품질을 끝까지 담보하지 못할 것이란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업 경험이 중요한 금융과 공공 SOC 등 일부 사업의 경우 무리한 중소 업체의 사업 수주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공공기관의 IT담당자들도 혼란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알아서(?) 잘 해오던 IT서비스업체와 이별하고 새로운 사업자들을 맞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아무래도 기존 IT서비스업체들보다는 낮을 수 밖에 없어 전체적인 프로젝트 일정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IT서비스업계에서는 정부 정책의 기조는 유지하되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방법으로 정책이 수정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괄적인 예외조항을 좀 더 구체화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역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IT서비스업계의 이러한 주장은 업계의 한 축을 이루는 한쪽의 주장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반대로 그동안 소외받았던 SW업계에선 이번 정부의 정책을 환영하고 있다.
그동안 대형 IT서비스 업체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경험이 있는 SW업체들은 이번 정책을 새로운 경쟁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의 정책은 이해관계에 있는 다양한 사업자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는 없을 것이다. 다만 최선의 정책 구현을 위해선 양자의 의견을 관심있게 들어볼 필요는 있다. 정책이 결정됐다고 해서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정부는 물론 업계와도 소통의 묘가 필요할 때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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