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EMC 빅데이터 전략] ①비즈니스 인에이블러 ‘빅 데이터
IT시스템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비용은 점점 커지는데, 이런 활동이 비즈니스에 가치를 주지 못한다면 CIO는 존재의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IT업계에서는 항상 IT가 비즈니스 전략을 이끄는 인에이블러(Enabler)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현장의 비즈니스맨들은 IT를 여전히 비용창구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물론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IT시스템이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만들었다는 점은 대부분 공감하지만 IT가 비즈니스 가치 자체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즈니스맨들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IT맨들은 이제 IT가 비즈니스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만약 IT가 계속 비용부서로 인식된다면 CIO의 입지는 더욱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최근 이 같은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빅 데이터’가 떠오르고 있다.
빅 데이터는 각종 센서네트워크 데이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데이터 등 새로운 종류의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다.
지금까지 IT맨들은 고객 정보, 거래 정보, 회계 정보, 재무 정보 등 주로 정형화 된 데이터에서 비즈니스 가치를 찾아내고자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고객의 마음에 숨겨진 정보를 얻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때문에 빅 데이터는 기존 정형 데이터와 함께 그 동안 IT맨들이 다루지 못했던 비정형 데이터까지 활용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글로벌 IT기업인 EMC가 미국의 한 통신회사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빅 데이터의 가치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이 통신회사는 고객의 이탈을 예측하기 위해 다양한 분석을 진행해 왔다. 고객이탈이 예상되는 시그널(Signal)을 포착하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콜센터에 전화하는 횟수가 증가하는 경우, 결제가 지연되는 경우, 주소 및 직장 등 환경이 변경되는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서 고객이탈 가능성을 찾으려고 애썼다. 물론 이런 분석의 성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대만큼 정확한 예측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 통신회사는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이탈의 새로운 요소를 찾아냈다. 고객들의 소셜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각 관계의 중심에 있는 사용자(일종의 허브)가 이탈할 경우 주변 고객의 이탈률이 높다는 정보를 얻어냈다.
이 정보를 기반으로 허브 역할을 하는 고객에게 집중 마케팅을 펼친 결과 이탈률이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 사례는 빅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비즈니스 가치를 직접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그러나 아직 현실적으로 국내 기업들이 빅 데이터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해결해야할 숙제가 있다. 빅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관리 하는 기술, 이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또 이런 기술만으로 빅 데이터에서 비즈니스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수 많은 정보에서 비즈니스 통찰력을 얻어낼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최근 이 같은 역할을 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각광을 받는 이유다.
이런 시장의 요구 상황을 반영, EMC도 기존 스토리지 중심의 비즈니스 전략을 빅 데이터 중심으로 바꿨다. 빅 데이터 분석을 위해 그린플럼, 아이실론 등을 인수했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의 집합인 ‘EMC 애널리틱스 랩’이라는 부서도 설립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앞으로 4회에 걸쳐 EMC의 빅데이터 전략과 기술, 국내외 적용 사례를 살펴볼 예정이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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