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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화려하지만 굴곡진 그의 56년 일대기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향년 56세로 별세한 스티브 잡스의 일대기는 한 편의 드라마다.

IT 업계 혁신의 아이콘, 프레젠테이션의 대가, 가장 성공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등 잡스를 지칭하는 수식어는 무척이나 화려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굴곡진 삶을 살았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폴·클라라 잡스 부부에게 입양된 스티브 잡스는 어린 시절 학교를 자주 빼먹는 비행 청소년이었다.

그는 1972년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위치한 리드대학교에 입학했으나 1학기만 수강한 뒤 중퇴했다. 잡스는 그러나 학교를 그만 둔 이후에도 여러 강의를 훔쳐 들었는데 특히 타이포그래픽(글자를 다루는 시각 분야인의 한 분야)에 심취했다.

잡스는 생전에 이 때 들었던 강의가 매킨토시의 아름다운 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GUI)와 글자체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1976년 고향으로 돌아온 잡스는 컴퓨터 천재 워즈니악과 함께 애플컴퓨터를 설립한다. 워즈니악이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애플1을 개발했고 잡스는 사업 자금을 마련하고 판매를 담당했었다.

당시 애플1은 모니터가 없고 디자인이 투박했으나 의외의 반응을 얻어내며 큰 성공을 거둔다.

이후 애플은 성능을 업그레이드 한 애플2, 최초의 플로피 디스크를 탑재한 애플2+ 등을 내놓으며 성장가도를 달린다.

1980년 애플은 상장됐고 스티브 잡스의 주도로 1984년에는 최초의 GUI 운영체제를 탑재한 애플 리사를 내놓는다. 리사는 언론매체로부터 호평을 얻었지만 굉장히 비싼 가격이 매겨진 탓에 판매에는 실패했다.

잡스는 매킨토시라는 컴퓨터 프로젝트도 시작했지만 이 역시 비싼 가격으로 성공하지는 못했다. 이 과정에서 잡스의 독선과 오만함이 사내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해 직원들을 못살게 군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스티브 잡스는 결국 1985년 연이은 실패와 경영권 분쟁 과정을 통해 자신의 회사에서 쫓겨나게 되는 수모를 겪는다.

잡스는 재기를 꿈꿨다. 그는 넥스트사를 설립, 세계 최초의 객체 지향 운영체제인 넥스트 스탭을 개발하는 한편 조지 루카스 감독의 컴퓨터 그래픽 회사(픽사)를 인수해 3D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개봉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넥스트사와 픽사를 경영하면서 지나치게 독선적이고 오만한 본인 성격을 고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완벽함을 추구하는 그의 고집은 계속됐다.

잡스가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을 무렵 애플은 위기에 몰리고 있었다. 이렇다 할 혁신 제품을 선보이지 못한 애플은 95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95를 내놓자 점유율이 한 자리수로 추락했고, 적자의 늪에 빠졌다.

실적 부진으로 파산 직전까지 몰린 애플은 1997년 넥스트사를 인수하며 스티브 잡스를 다시 CEO로 복직시킨다.

1997년 애플의 적자는 10억 달러에 달했다. 잡스는 복귀 이후 일체형 컴퓨터 아이맥을 선보이며 한 4억달어에 가까운 흑자를 기록하게 만든다. 1998년 한 해 동안 팔린 아이맥은 80만대에 달했으며 이후 2003년까지 누적 판매대수가 600만대에 달했다.

2001년 잡스는 아이맥의 성공에 이어 MP3 플레이어 시장의 일대 변혁을 불러온 아이팟을 발표한다. 2003년에는 유니버셜, 소니뮤직, BMG 등 주요 음반사와 제휴를 통해 온라인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인 아이튠스를 선보이며 전 세계 음악 시장을 장악한다.

이 때부터 잡스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잡스의 혁신 제품은 연이어 출시됐고,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IT 업체가 됐다.

잡스는 2007년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아이폰을 내놓았고 2010년에는 태블릿 아이패드도 발표한다. 최근은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도 소개됐다.

잡스와 애플의 이 같은 혁신은 IT 업계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휴대폰 업계의 공룡 노키아는 애플발 혁신 폭풍을 이겨내지 못하고 침몰하는 중이고 하드웨어 중심의 IT 산업이 소프트웨어, 서비스 중심으로 돌아서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잡스 개인적으로는 치열한 투병 생활을 해왔었다.

잡스는 2005년 스탠포드대 졸업식 연설에서 췌장암 진단을 받았고, 수술을 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잡스는 연설에서 “내가 곧 죽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는 것은 내가 인생에서 큰 결정들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 가장 중요한 도구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잡스는 2004년 췌장암 수술에 이어 2009년 간이식 수술까지 받았다. 지난 8월에는 병이 악화돼 팀 쿡에게 CEO를 물려주고 치료에 전념해왔다. 하지결국 병마를 이겨내지 못하고 10월 굴곡진 생을 마감했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는 명석함과 열정, 에너지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한 무한한 혁신의 원동력이었다”라며 “세상은 잡스 덕분에 혁신을 이뤘다”라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

팀 쿡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애플은 비전과 창의적인 천재를 잃었으며 세상은 놀라운 사람을 잃었다”라며 “스티브 잡스가 만든 것과 그의 정신은 영원히 애플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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