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인프라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 진짜 승자는 따로 있다?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1-03-18 08:43:13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19세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일어난 ‘골드러시(Gold Rush)’때 가장 돈을 많이 번 사람은 누구일까요. 금이 발견됐다는 소문을 듣고 제일 먼저 금을 캐러 간 사람들일까요. 아니면 이 금을 매입한 상인들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금을 캐는데 필요한 삽과 체, 곡갱이 등 도구와 생필품을 판 사람이 떼돈을 벌었다고 하지요. 유명한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도 바로 이때 나온 것이구요.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는 바로 이런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개인이나 중소기업들의 경우, 자체적으로 보유하는 HDD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대신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되니깐 오히려 HDD 수요는 줄 것이라고 생각되겠지만 오히려 이러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로써는 HDD 도입을 늘리겠지요.
어차피 생성되는 개인과 기업들이 생성하는 데이터량은 계속해서 증가할테니까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를 내부에 구축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은 반드시 필요하기 마련이지요.
실제 스토리지 업체 EMC와 시장조사기관 IDC가 매년 발표하는 ‘디지털 유니버스’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매 18개월마다 생성되는 데이터량은 2배씩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에 생성되는 디지털 정보량은 지난 2009년 대비 4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또한 2020년에는 스토리지 저장 공간보다 생성되는 정보의 양이 약 2000만 페타바이트(PB) 정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때까지 생성되는 모든 디지털 정보의 1/3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물론 현재 기업들에게 채택하고 있는 고성능의 스토리지 제품들은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인프라 환경에서는 오픈소스 기반의 분산저장시스템이라던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확장형(스케일 아웃) NAS 장비가 확산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저렴한 리눅스 운영체제(OS) 기반 x86 서버에 탑재돼 있는 로컬 디스크(SATA 혹은 SAS 디스크)를 이용해 수백~수천대 이상 확장 가능한 구조로 페타바이트(PB) 이상의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하둡’과 같은 분산저장시스템에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용량을 확장할수록 스토리지나 서버 도입을 늘릴 것이고, 여기에 탑재되는 하드 디스크는 계속해서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즉, HDD의 대체제로 떠오르고 있는 SSD의 가격이 파격적으로 낮춰지지 않는 한 데이터가 있는 곳에는 하드디스크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데이터센터 시스템 그룹 존 먼로 부사장은 “월드 와이드 웹이 미치는 모든 곳에서 스토리지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며 “태블릿 및 기타 휴대용 스마트 기기의 보급 확산으로 클라우드 환경에서 대용량, 고성능 스토리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스토리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기업 내에서 축적되고 사용되는 콘텐츠의 증가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및 디바이스의 증가로 인한 직간접적인 스토리지 수요 성장도 원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하드 디스크 제조업체들은 떼돈을 멀고 있을까요.
데이터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도 하드 디스크 제조업체들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드 디스크의 단가가 낮아지면서 수익성이 예전에 비해 약화된 데다가 최근엔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지요.(물론 하드디스크 업체들도 SSD 제품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지난 몇 년 간 하드디스크 제조업계에서는 굵직한 인수합병(M&A)이 있었고, 현재는 5개 업체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달 초에도 웨스턴디지털(WD)이 히타치의 하드 디스크 부문 자회사인 히타치GST를 인수한다고 발표해 관련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히타치GST 역시도 지난 2003년 히타치가 IBM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사업을 2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만든 업계 3위의 하드 디스크 업체입니다.
앞서 지난 2009년에는 일본 후지쯔가 자사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사업부를 도시바에 매각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전세계 하드디스크 업체는 선두업체인 웨스턴디지털과 씨게이트, 도시바, 삼성전자 4개 업체로 개편되면서 당분간 2강 2중 체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클라우드 환경의 확산에 따라 일반 PC나 노트북에 들어가는 하드 디스크보다는 기업용 서버나 스토리지에 들어가는 용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웨스턴디지털이 히타치GST를 인수한 것도 이러한 기업용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실제 2010년 4분기 전세계 기업용 하드 디스크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씨게이트는 이 시장에서 무려 5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웨스턴디지털은 1%에 불과합니다. 히타치GST와 도시바가 각각 28%, 13%를 차지하고 있네요. 히타치GST 인수를 통해 웨스턴디지털은 이 시장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하드 디스크 제조 업체들은 집적도를 높인 디스크 개발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3TB까지 저장이 가능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지요. 이렇게 되면 더 적은 수의 디스크에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게 되고 데이터센터의 상면도 줄일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가 확산될수록 이들 업체들의 미래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해집니다.[백지영기자 블로그=데이터센터 트랜스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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