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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IT개발자가 일의 노예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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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올해 들어 IT 개발자의 과중한 노동과 좋지 않은 처우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 동안 IT전문 미디어를 중심으로 전해졌던 이런 목소리가 일반 미디어까지 전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다음 아고라에 한 개발자가 쓴 글이 네티즌의 관심을 끌기도 했고, 한 금융계열IT업체 노동자가 과한 노동으로 폐의 일부를 잘라냈다는 소식이 들리는 등 문제가 확산되자 일반미디어들이 주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동안 저 역시 월화수목금금금으로 표현되는 이런 문제에 대해 많이 문제제기를 해 왔고,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런 점에서 일반 미디어가 IT개발자의 삶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일반 미디어들이 IT개발자의 삶을 조명하면서 ‘지나치게 어두운 면만을 부각하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IT개발자는 일의 노예’ ‘IT가 죽음을 불러왔다’ 등등 극단적 표현과 사례들이 보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IT개발자들은 때로 자신의 현실을 과장되게 낮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스로를 3D를 넘어 4D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렵고(Difficult), 위험하고(Dangerous), 더러운(Dirty) 것을 넘어 꿈이 없다(Dreamless)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는 IT개발자나 업계 사람들이 스스로를 자조하는 말일 뿐입니다. 정말 그렇게 힘들고 꿈이 없는 게 아니라 힘들게 하고 있으니 관심을 가져달라는 하소연인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IT산업 종사자들은 여전히 꿈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하는 일에 자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아는 한 분은 언론 인터뷰에서 “IT 신3D 업종”이라거나 “월급 66만원을 받는 이사가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 지만 모바일 분야에서 일하시는 이 분은 제가 알기로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열정적으로 하고 있고, IT를 사랑하는 분입니다.

많 은 IT종사자들이 이런 식으로 표현합니다. 자신은 즐겁게 일하고 있으면서 “IT는 괴롭다”고 말합니다. 그 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던 IT개발자들의 내면에 “우리 힘들다. 우리 좀 지켜봐 달라”는 인정의 욕구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 말들을 곧이곧대로 다 보도할 경우 IT산업을 왜곡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보도들에 등장하는 표현들은 오히려 IT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IT개발자는 일의 노예’라는 보도를 접한 청소년이나 대학생이 IT개발자를 꿈꾸겠습니까. 결국 IT업계 스스로의 하소연이 오히려 자신에게 부정적인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잘못 된 부분을 고쳐야 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혹시 이 같은 보도들이 IT산업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어린 학생들에게 ‘IT개발자는 안 좋은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줄까 우려가 됩니다.

열악한 조건과 과중한 업무량으로 고통받는 IT개발자(SI업종을 중심으로)도 있지만, IT를 사랑하고 즐기면서 일하고 있는 행복한 IT개발자도 분명히 있다는 사실이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심재석기자 블로그=소프트웨어&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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