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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후 010 통합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논란 예고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010 번호통합과 관련해 3년간 한시적으로 01X 가입자에게 3G 서비스를 허용한 이후 010번호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방통위는 010 가입자가 80%가 넘으면 010으로 번호를 통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한 바 있다.

방통위는 올해 2월 010 가입자가 80%가 넘으면서 꾸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최근 이 같은 3년 이후 통합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당초 방통위는 통신 번호자원 확보 및 정책의 연속성 측면에서 점진적인 통합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번 방통위의 01X 가입자에게 한시적인 3G 서비스 허용은 800만 가량의 01X 가입자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향후 010으로 통합을 하겠다는 명확한 시점을 제시해 통신사의 망 운영계획이나 번호자원 확보 등의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방통위 방안은 특정 사업자에게 유리할 수 있고 01X 가입자들이 원하는 방안과 거리가 있다. 여기에 이미 정부 정책을 믿고 010으로 번호를 전환한 많은 가입자들의 반발을 일으킬 수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01X 가입자에 3G 서비스 한시 허용 왜?=이번 한시적인 3G 허용방안은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스마트폰 열풍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는 아이폰4, 갤럭시S 등 지난해 출시됐던 스마트폰들에 비해 성능이 대폭 개선된 제품들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갤럭시S가 한달여만에 50만대 팔렸고 최근 예약판매에 돌입한 아이폰4는 첫날에만 무려 13만명 이상이 가입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01X 가입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이들 최신 스마트폰을 사용하자니 오랫동안 유지해온 01X 번호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01X 가입자들의 3G 이용이 한시적이나마 허용이 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스마트폰 불만을 잠재울 수 있다.

문제는 3년이 지난 다음이지만 3년 뒤면 2G 단말기 공급이 끊길 것으로 예상되고 차세대 이동통신인 LTE가 상용화된 시점인 만큼 다시 2G로 돌아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한시적인 3G 허용으로 01X 가입자의 불만을 잠재우는 것은 물론, 자연스럽게 2G 종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패 거듭한 번호통합 성공할 수 있을까=하지만 향후 3년 뒤 이같은 효과가 나타날지라도 방통위 입장에서 부담은 여전히 남는다.

일단 최근 010으로 전환한 01X 가입자들을 비롯해 정부정책을 믿고 따라온 4000만명의 010 가입자들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앞으로 기존에 사용해왔던 01X 번호를 돌려달라는 움직임이 거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다시 이들에게 01X 번호를 돌려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일부 여론에 밀려 정부가 정책추진에 갈팡질팡한다는 비판에도 직면할 수 있다. 과거 신규사업자가 등장할 때마다 번호통합정책을 추진해왔던 정부지만 그 때마다 외부요인으로 인해 정책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소신없는 정책결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010번호통합정책이 이통사업자간 첨예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2G 조기종료를 선언한 KT 입장에서 이번 방안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가급적 2G 가입자를 유지하고 싶은 SK텔레콤은 불만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특정사업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3G 한시허용에 대한 일부 방통위 상임위원이 반대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큰 방향성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다음 주 일부 상임위원들의 휴가와 출장이 끝나는대로 안건을 올려 의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방통위의 이번 방안이 확정될 경우 이동통신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01X 가입자에 3G가 허용될 경우 800만 01X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통신사간 유치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져 시장에서의 보조금 경쟁이 가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가입자간 역차별 문제, 이통사간 이해관계 문제 등의 역효과를 방통위가 어떻게 해결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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