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키아와 양강체제 굳힐 듯…LG전자 '빅3 편입·수익성' 두 마리 토끼 노려
삼성전자 세계 2위 굳히기, LG전자 수익성 위주 성장 전략 성공, 팬택계열 내수 점유율 회복 및 해외 수출 호조. 지난 2008년은 국내 휴대폰 3사 모두 성공적인 한 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각각 연간 2억대와 1억대 판매 고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팬택계열은 미국과 일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삼성전자 신흥시장 '안착'…LG전자 수익기준 세계 3위 달성=물론 3분기말부터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빚어진 세계 경기 침체는 하반기 국내업체의 수익성을 떨어뜨렸지만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전자는 신흥시장에서 자체 유통망을 갖춰 저가폰 시장에서도 노키아와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LG전자는 한 때 세계 3위를 넘봤지만 3분기 기준 5위에 그쳤다. 하지만 3위와 4위를 차지한 소니에릭슨과 모토로라는 적자가 지속돼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수익면에서는 LG전자가 3위다.
◆애플 '아이폰' 1억대 돌파…안드로이드폰 첫 선=새로운 도전자 중에서는 애플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아이폰' 누적 판매 1억대를 넘기며 전체 휴대폰 업체 6위에 올라섰다. 애플의 3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은 2%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내장한 휴대폰도 첫 선을 보였다. HTC의 'G1'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지만 관심은 뜨거웠다. HTC는 그동안 OEM 업체에 그쳤으나 세계 최초 안드로이드폰 출시로 지명도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2009년은 휴대폰 업계에 혹독한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 모두 마이너스 성장이 예견되고 있다. 휴대폰 시장에 대한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은 지난 2001년 IT거품붕괴에 따른 일시적 침체 이후 6년만이다.
◆2009년 휴대폰 업계 재편 직면할 것=교체주기 장기화, 저가폰 및 스마트폰 시장 확대 등은 휴대폰 업계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악화도 피할 수 없다. 경기침체로 모토로라 휴대폰 부문 매각도 불투명해졌다. 애플 구글 등도 기존 휴대폰 업체에는 무시못할 경쟁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따라 2009년은 향후 휴대폰 업계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휴대폰 업계가 재편에 직면할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 침체의 골은 매우 깊을 전망이다. 북미 시장은 하이엔드폰 뿐만 아니라 기업용 스마트폰 수요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보급율이 120%에 달하는 서유럽 시장은 내년 수요 감소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흥시장, 선진시장 침체 만회 쉽지 않을 듯=물론 신흥시장은 2008년 대비 약 17% 가량 성장하며 선진시장 침체를 어느정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인도 등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은 불투명하다. 저가폰 경쟁력이 없는 업체는 더 진입이 힘들어진다는 말이다. 노키아와 삼성전자 등과 같이 이미 공급망 등을 갖추지 못한 업체는 선진시장 침체와 신흥시장 수익성 악화라는 악재를 동시에 받게 될 것이다.
이같은 경기 침체는 아웃소싱에 주력하던 대만 업체들의 자체 브랜드 제품 출시를 앞당겨 경쟁을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휴대폰 출하량은 전세계 1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이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의 물량이다. HTC와 같은 업체의 출현은 휴대폰 업계 재편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노키아 삼성전자 점유율 격차 좁혀질 전망=하지만 노키아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새 수익모델로 추진하고 있는 콘텐츠 플랫폼 '오비(OVI)' 매출도 본격화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주력 시장인 유럽 침체, 신흥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도전, 하이엔드폰 후속작 지연 등으로 점유율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노키아와의 격차 좁히기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추진한 공급망 개선 등으로 신흥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고 있다는 것이 큰 힘이다. 1억대 판매 덫에 걸린 모토로라 소니에릭슨과 달리 노키아 이후 저가폰과 하이엔드폰 모두 성장하는 전략을 달성했다. 명실상부한 노키아 삼성전자 양강체제 구축 원년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LG전자, 소니에릭슨 모토로라 적수 아니다=LG전자도 세계 휴대폰 3위 진입이 기대된다. 2006년 초콜릿폰 이후 LG전자 브랜드 가치도 순조롭게 상승 중이다. 저가폰 시장 공략을 위해 아웃소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은 신흥시장에서 선전이 점쳐지는 이유다. 하지만 주력시장인 북미시장 침체, 주요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한 스마트폰 라인업 부족은 위험요인이다.
소니에릭슨과 모토로라는 생존의 기로가 될 한 해다. 소니에릭슨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라인업 강화에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핵심시장인 서유럽 시장 침체도 뼈아프다. 뮤직폰은 노키아가 치고 올라오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휴대폰 제품을 20% 줄이기로 한 것도 장기적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토로라는 2분기 출시 예정인 '안드로이드폰'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아이폰' 이후가 문제=애플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아이폰'이라는 단일제품에 치우친 라인업이 문제다. 모토로라도 '레이저'의 성공에 발목이 잡혔다. 매니아 시장이 아닌 범용 제품으로 수요층을 늘릴 수 있을지가 향후 사업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HTC는 안드로이드용 소프르웨어가 얼마나 빨리 활성화 될 지 여부가 자체 브랜드 안착에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구글의 휴대폰 사업 진출 속도도 여기에 달려있다. 단순 OEM 업체로 남을 것인가 아님 자체 브랜드를 가진 주요 휴대폰 업체로 자리잡을지 여부가 결정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블랙베리를 만들고 있는 캐나다의 림(RIM)도 내년이 성장의 기로가 될 것이다. 부동의 강자로 여겨졌던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에 금이 가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 등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기업용 시장 침체를 개인용 시장에서 어떻게 만회하는가가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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